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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훈 | 건축가


학교에서는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가르치지만, 가진 사람 밑에 없는 사람이 눌려 있고, 직업은 사람의 귀천을 가르는 잣대가 된다. 교육이란 이름으로 현실과 전혀 다른 무망(誣罔)을 가르치는 시절이 씁쓸하다. 


더 있다. ‘승리보다 참가에, 성공보다 노력에 의의가 있다’는 올림픽의 이상은 입에 침도 안 바르고 하는 거짓말, 세상은 오로지 금메달에만 몰두한다. 진정 스포츠를 이해·사랑하는 사회라면 금메달을 따도 보상과 특혜가 없고 꼴찌에게도 애정어린 박수를 보내야 한다. 그것이 명예를 존중하는 스포츠정신, 나아가 건강한 시민의식 아닌가. ‘보다 빠르게, 보다 높게, 보다 강하게’는 스포츠정신을 고양하자는 말이지 경기에서 패배한 보다 느리고, 보다 낮고, 보다 약한 존재를 무시하라는 말이 아니다. 


2012 런던패럴림픽이 열리고 있다. 몸이 성치 않은 이들의 경기는 승패나 기록과 관계없이 그 자체가 감동이다. 육체의 불편을 극복하려는 의지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느낀다. 패럴림픽은 올림픽 뒤에 열린다. 반드시 그래야 할까. 패럴림픽을 올림픽 전에 열면 어떨까. 우리가 개최하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시도해보자. 큰 대회에 앞서 언제나 장애인대회가 먼저 열리는 코리아를 기획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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