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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학교를 떠나는 초·중·고교생이 9만명가량 된다. 학교를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학교를 다니는 게 의미가 없어서’라고 한다. 이른바 ‘학교 밖 청소년’의 규모가 상당한데도 이들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고, 있는 지원방안도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8일 개최한 ‘학교 밖 청소년’ 관련 토론회에서 공개된 ‘서울 학교 밖 청소년 실태와 지원현황 분석’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이 학업을 중단하는 가장 큰 이유(복수응답)는 ‘학교에 다니는 게 의미가 없어서(46%)’로 나타났다. 이어 ‘심리·정신적인 문제’ 32%, ‘다른 곳에서 원하는 것을 배우고 싶어서’ 22%, ‘학교 분위기가 나와 맞지 않아서’ 19%, ‘검정고시를 준비하려고’ 18%, ‘내 특기를 살리려고’ 17% 순이었다. 학업중단 후 겪고 있는 어려움(복수응답)으로는 ‘선입견과 편견, 무시(47%)’ ‘의욕 없음(37%)’ ‘진로 찾기 어려움(36%)’ 등을 많이 꼽았다.
교육청의 지원 사업을 경험해 본 학교 밖 청소년들의 만족도는 높았지만, 프로그램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지난 5년간 서울에서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학교를 그만두고 주로 한 일로 검정고시 준비와 대학입시 공부(각각 24.6%)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지만, 관련 정보나 지원이 전혀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는 응답이 많았다.
한국청소년정책원구원에 따르면 전국의 학교 밖 청소년은 2017년 기준 41만2587명(만 7~18세)으로 추산된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늘어나며 2015년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지만, 소관 부처가 뿔뿔이 나뉘어 이들이 어디서 어떤 지원을 받으며 어떻게 지내는지 제대로 된 실태조사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자발적인 자퇴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 밖 청소년을 위기 청소년, 문제아라고 보는 시각은 위험하다. 어떤 길을 택하든 이 사회에서 잘 자라 제 몫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전방위적 대책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편하게 손을 뻗을 수 있도록 지자체와 각 정부부처, 각 기관에 흩어진 정책들을 통합적·유기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우리 모두의 모든 아이’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격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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