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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발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조약과 협정보다는 평양에 맥도날드와 스타벅스가 들어가는 게 훨씬 더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담보한다”며 북한의 실질적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변화에 방점을 둔 언급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한국당이 문 특보를 줄기차게 비판해온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칭찬이다. 김 권한대행은 나아가 “한국당은 평화와 함께 가는 안보정당으로서 한반도 평화 여정에 동참하면서 감시자 역할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당의 안보정책이 더 이상 여론의 흐름에 역행해서는 안되겠다는 자각이 작용한 듯하다. 늦게나마 남북관계의 현실을 직시한 것을 환영한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6·13 지방선거 후 김 권한대행과 한국당의 안보정책 변화는 괄목할 만하다. 김 권한대행은 선거 후 첫 의원총회에서 “수구냉전적 사고에 머무르면 국민들은 점점 더 우리를 외면할 것”이라고 한 이후 기존과 다른 발언을 하고 있다. 김 권한대행은 지난달 29일에도 한 심포지엄에 참석, “북한이 과거 어느 때보다 개혁개방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을 “위장평화쇼”라고 깎아내리던 당이 맞나 싶을 정도이다. 당 대변인은 ‘북한과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의 일정 부분 유예는 인정한다’는 논평도 냈다. 수구냉전적 사고를 솔직하게 자인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 한국당의 변화를 지지하며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안보정책을 지속적으로 내놓기를 기대한다.

김 권한대행은 한국당의 좌표를 ‘평화와 함께 가는 안보정당’으로 제시했다. 대결 일변도의 대북정책을 지양하겠다는 말이다. 북한은 핵과 장거리미사일을 보유한 적이지만 화해와 통일을 위한 대화 파트너이기도 하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북한의 변화를 냉철하게 볼 줄 알아야 한다. 김 권한대행의 변화된 입장이 당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반영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든다.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에게 시선을 맞춘 정치인들이 아직 당내에 즐비하다. 한국당은 제대로 가는가 싶다가도 되돌아간 게 한두번이 아니다. 만약 최근 변화가 눈앞의 곤경을 모면하려는 시늉이라면 더 큰 역풍을 맞을 것이다. 김 권한대행과 한국당의 향후 안보정책을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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