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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논란을 빚은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제품 원료가 가짜로 최종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 회사의 백수오 제품 원료에서 백수오와 다른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됐다는 내용의 재조사 결과를 어제 발표했다. 식약처가 함께 검사한 별개의 13개 백수오 제품에서도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와 비슷하지만 성분은 전혀 다른 작물이다. 이로써 ‘100% 진품 백수오만 사용한다’는 업계의 주장은 힘을 잃게 됐다. 갱년기 여성에게 좋다고 알려져 폭발적으로 인기를 끈 이 제품이 알고 보니 엉뚱한 식물을 원료로 사용했다니 충격적인 일이다.

식품의 가짜 원료 사용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소비자 안전을 도외시하고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기업은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당국은 이번에 문제가 된 모든 식품 회사의 제품제조 공정을 면밀히 검사해 이엽우피소 성분이 포함된 경위를 파악해야 한다. 최근 백수오 수요가 급증하자 재배기간이 백수오보다 짧고 가격은 3분의 1 수준인 이엽우피소를 가짜 백수오로 둔갑시켜 허위 판매했다는 항간의 우려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짜 백수오’ 파동은 땅바닥에 떨어진 기업 윤리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불법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비뚤어진 기업 문화를 바로잡지 않고는 근절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특히 내츄럴엔도텍 임원들은 백수오 논란을 전후해 보유 지분을 팔아 수십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샀다.

한 기업에서 출시한 갱년기 관련 건강식품들 (출처 : 경향DB)


식품안전을 담당하는 당국의 책임도 크다. 고령화시대에 건강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건강기능식품이 넘쳐나지만 이에 대한 안전 관리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한국소비자원의 이엽우피소 검출 발표와 회사 측의 강력 반발로 시작된 이번 파문에서도 식약처는 1차 조사 때 ‘미검출’ 결론을 내렸다가 이번에 정반대 결론을 내놓았다. 식품안전 당국의 ‘우왕좌왕 행보’는 스스로 신뢰를 깎아먹는 일이다.

백수오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300여곳이라고 한다. 당국이 이들 업체에 대한 특별 점검에 들어갔지만 이런 임기응변식 대처보다는 전체 건강기능식품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제도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번 사태와 무관한 백수오 재배농가가 엉뚱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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