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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일부 극우세력들이 특별검사와 헌법재판소, 야당 등을 상대로 백색테러 위협을 하고 있다. 이들은 야구방망이로 위협하는가 하면, 회칼을 든 자살 및 테러 모임을 모집하고 있다. 해방 직후 우익 테러단체가 설치는 무정부 상태를 방불케 하고 있다. 극우단체인 자유청년연합 대표 장기정씨는 박영수 특검 집 앞 시위에서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를 들고 “이 XX들은 몽둥이맛을 봐야 한다. 지금 특검이란 신분 때문에 경찰이 신변보호 요청을 받아들이지만 특검만 끝나면 민간인”이라고 말했다. 엄마부대 대표 주옥순씨도 “우리 목적은 박영수를 때려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또 인터넷 방송에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집은 대치동 ○○아파트”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애국연합 등도 JTBC 손석희 사장 집 앞에서 위협적 언사로 집회를 했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집 앞에 모여 욕설을 퍼부었다.

온라인상에서 테러를 예비, 음모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한 단체 카톡방에 오른 ‘청년암살살수단 지원자 모집’ 공고는 “유서를 작성하고 언제라도 죽음을 준비하는 20, 30, 40, 50, 65세. 무술 능한 분은 더욱 좋고…”라고 돼 있다. 한 친박단체 게시판에는 “광화문 집회 현장 할복단원을 구성한다. 준비물은 30㎝ 횟칼과 흰 장갑, 유언장”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실제 이정미 권한대행과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에게 테러를 각각 예고한 20대와 50대가 검거된 바 있다.

해방 직후 제주 4·3사건, 거창 양민학살 사건 등을 일으켜 수십만명을 살해한 서북청년단 등 극우단체의 언행과 다를 바 없다. 이런 망종을 소위 사회 지도급 인사들이 부추기는 양상이다. 박 대통령 측 탄핵심판 대리인 김평우 변호사는 “대통령 탄핵 인용 시 아스팔트가 피로 덮일 것”이라고 했고,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 ‘망나니 특검’이 짐을 싸서 집에 갔다”고 폄훼했다. 사법당국도 테러방지법 적용을 검토하겠다면서 과거 진보단체 수사 때와 달리 미적거리고 있다. 혹여 청와대나 정부·여당 주요 인사, 보수언론 대표 거주지 앞에서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고 친박 인사를 향한 살해나 자살 협박을 해도 공권력은 그런 태도를 취할지 묻고 싶다.

테러는 균형·공평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이다. 자신의 주의·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남을 위해하려 하는 일이 안온하게 진행되고 그 이후 어떤 징치도 받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부가 최소한의 권능을 포기한 것이다. 정부는, 적어도 이 문제에 관한 한 무정부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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