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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이인영 의원이 선출됐다. ‘86그룹’ 대표주자로 3선 의원인 그는 8일 의원총회에서 결선투표 끝에 125표 중 76표를 얻어 20대 국회 마지막 여당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당초 친문계 핵심인 김태년 의원과 팽팽한 승부를 벌일 것이란 예상을 깨고 1차투표에서 54표를 얻어 김 의원(37표)을 크게 앞섰고, 결선에서도 김 의원을 27표 차로 너끈히 물리쳤다. ‘혁신과 통합’을 내세운 그에게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목소리를 내면서 집권 3년차 개혁을 원칙있게 뒷받침하고, 계파틀에서 벗어나 당 혁신을 이뤄달라는 의원들의 뜻이 표출된 결과로 보인다.

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인영 의원(가운데)이 꽃다발을 받은 후 두손을 높이 들고 있다. 왼쪽부터 홍영표 원내대표, 이 의원, 이해찬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가운데)가 8일 이해찬 대표(오른쪽), 홍영표 전 원내대표와 함께 두 손을 높이 들고 있다. 권호욱 기자

이 원내대표의 가장 시급한 임무는 파행 중인 국회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선거법·개혁입법 패스트트랙에 반발, 국회를 팽개치고 장외로 뛰쳐나간 자유한국당으로 인해 멈춰선 국회를 더는 방치해서는 안된다. 여야의 대치로 3월에 이어 4월 국회도 헛돌면서 민생과 현안 법안들이 처리되지 못한 채 먼지만 쌓이고 있다. 당장 강원 산불 등 재난 대책과 경기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급선무다. 탄력근로제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법 개정안 등 주요한 민생·노동 입법도 기약 없이 대기 중이다. 패스트트랙으로 올린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역시 여당의 새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여야의 협상 모멘텀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당은 7일 부산을 시작으로 ‘민생투쟁 대장정’이라는 전국 순회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지지세 결집에 취해 장외투쟁 수위를 높이면서 계속 끌어갈 요량인데, 이렇게 국회를 버리고 민생을 외면한 대가는 혹독하게 돌아올 것이다. 정녕 ‘민생’을 위해서라면 장외로 나돌 게 아니라 원내로 돌아와야 한다.

이 원내대표는 이제 대치정국을 풀고 국회 시계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장외로 나간 야당을 다시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건 여당의 몫이다. 이 원내대표는 우선 단절된 대화 채널을 복원하고, 교착정국을 타개할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이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여야 모두 한발씩 물러나 대화의 물꼬를 터야한다. 그리하여 장외가 아닌 국회에서 민생과 개혁을 놓고 ‘박 터지는’ 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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