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과태료 체납 때문에 구설에 올랐다.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황 후보자는 5차례에 걸쳐 차량 압류 통보를 받은 것으로 돼 있다. 아반떼와 쏘나타 2대의 차를 소유한 황 후보자는 버스전용차로 위반과 과속, 불법 주정차, 정기검사 미이행으로 범칙금 및 과태료 통지서를 받았다. 그러나 계속 돈을 내지 않아 압류 통보를 받은 것이다. 황 후보자는 “과태료 납부 통지서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차량 운전자라면 누구나 ‘딱지’ 몇 장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상습 체납은 다른 문제다. 더구나 법 질서를 관장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라면 자질에 관한 문제다. 그는 이 외에 삼성 봐주기 및 병역 기피,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여 있다. 야당에선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와 함께 낙마 대상 1순위로 꼽고 있다. 새누리당 정의화 의원도 전관예우를 문제삼아 “장관이 국민 신뢰를 받지 못하면 어떻게 박근혜 정부가 신뢰사회를 위한 대통합을 이룰 수 있겠는가”라고 질타했다.

고검장회의에 참석한 황교안 부산 고검장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경향신문DB)


일반 운전자도 자칫 과태료 통지서를 그냥 지나칠 수 있다. 하지만 5번 걸려 5번 모두 과태료를 체납한 ‘상습범’은 흔치 않다. 황 후보자 측은 “평소 전혀 몰랐던 사안”이라고 한다.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는 얘기로 들린다. 혹여 ‘내가 현직 고위 검사인데 감히 누가…’라는 특권의식이 빚은 결과가 아닌지 의심될 정도다. 검찰 수사 지휘권과 정부 법률안의 제·개정권에 관여하는 법무부 장관이 이 정도라면 국민들에게 과연 법을 지키라고 주문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는 후보자 발표 직후 “법치주의를 확립하겠다”고 공언했다. 논리정연한 법 이론으로 무장한 공안통인 황 후보자의 상습 체납은 그래서 더 예사롭게 넘기기 어렵다.


우리는 황 후보자가 공안검사 시절 다룬 안기부 도청사건 및 삼성 X파일 수사의 봐주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부산고검장 퇴직 후 16개월간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한 달 평균 1억원의 수임료를 받아 과도한 전관예우 논란을 자초했다. 그는 신체검사 과정에서 희귀한 피부병으로 군대를 가지 않았다. 당시는 고위 공직자나 부유층 자녀의 군 면제가 사회문제화됐던 시기다. 또 아들 전세금을 대신 내주면서 증여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이 더해져 험난한 인사청문회가 예고돼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 후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 질서 주무장관에 상습 체납자를 앉혀놓고 원칙이 바로 서기를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