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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의 최진행 선수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스타노졸롤) 양성반응을 보여 3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스타노졸롤은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지정한 제1종 상시 금지약물이다.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하고 간이 손상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난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 출전한 육상스타 벤 존슨(캐나다)이 이 성분 때문에 금메달이 박탈된 바 있다. 이번에 최 선수는 “체력이 떨어져 지인이 권유한 영양보충제였다”며 “금지약물인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고의성이 없었다”는 말을 100% 믿더라도 구단 트레이너에게조차 한마디 묻지도 않고 이 같은 위험한 성분을 복용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는 최 선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두산 투수 이용찬 선수에 이어 올해 수영스타 박태환, 프로축구 제주 강수일, 프로배구 흥국생명 곽유화 선수 등이 줄줄이 도핑테스트에서 약물성분이 검출돼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프로야구·축구·배구 등 프로 스포츠에까지 약물 복용이 폭넓게 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올림픽·아시안게임과 같은 종합스포츠 대회에 참가하는 아마추어 스포츠의 경우엔 검사도, 처벌기준도 엄격하다. 박태환 선수의 경우 세계반도핑기구의 불시 도핑테스트에서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배드민턴 이용대 선수도 불시 도핑테스트를 위한 일정관리 시스템을 잘못 이해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 처리됐다가 겨우 취소되기도 했다. 반면 프로 스포츠계의 경우 세계반도핑기구의 규정이 아닌 자체 도핑 규정에 따라 처벌한다. 따라서 처벌의 수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이는 약물에 대한 무지와 불감증을 더 부추기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최근 적발된 선수들이 ‘콧수염용 연고를 발랐을 뿐’이라든가, ‘다이어트 약을 먹었을 뿐’이라고 해명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약물에 특히 민감해야 할 선수들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수영선수 박태환이 27일 서울 송파 잠실관광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지약물 양성반응에 관해 설명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있다._경향DB



각 구단, 감독, KBO와 같은 스포츠 기구도 선수의 부주의 탓으로 책임을 돌려서는 안된다. 하루하루 승패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복용하는 모든 약물을 수시로 체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 개개인의 마음가짐이다. 떨어지는 체력을 일거에 끌어올리는 약은 금지약물밖에 없다. 그리고 그 약물은 선수 개인은 물론 스포츠를 파멸로 몰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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