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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정조준하고 있다. 엘시티 시행사 실질 소유주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과 현 전 수석 간 수상한 자금흐름을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현씨는 지난해 정무수석 재직 때 엘시티 시행사가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유치하거나 부산은행을 주간사로 하는 대주단(건설업체에 돈을 빌려준 채권단)과 거액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약정을 맺는 데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 사하갑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현 전 수석은 지역 토호 이영복 회장과 호형호제할 정도로 막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23차례에 걸쳐 함께 골프를 쳤고, 현 전 수석은 하루에 두 번이나 골프장 이용자 명단에 오른 경우도 있다. 이런 관계 때문에 현 전 수석이 이 회장을 친박계 정권 실세나 비선 실세에게 소개했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이 회장이 가입한 10억원대 계 모임에 비선 실세 최순실씨도 들어 있는 것이 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 위기에 몰리고 그의 비서이자 청와대 내 실세였던 현 전 수석은 출국금지 및 자택 압수수색을 당하는 장면은 목불인견이다. 이런 국정 사령탑이 그동안 나라를 이끌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의혹이 사실대로 드러나면, 박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씨 손끝에 놀아나는 동안 현씨는 청와대 수석이랍시고 부패한 건설업자와 놀아난 셈이 된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엘시티 수사를 정국 전환용으로 활용하려 했다. 도대체 정도(正道)를 모르는 사람이다. 검찰은 의혹을 남김 없이 밝혀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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