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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지난해 매출 30조1094억원, 영업이익 13조7213억원을 올렸다고 25일 밝혔다. 다음주 확정실적을 발표할 삼성전자도 반도체부문에서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34조원을 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합치면 매출이 100조원을 넘어서고 영업이익은 50조원에 육박한다. 50% 가까운 영업이익률이다. 초우량기업인 애플의 영업이익률이 30%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경이로운 실적이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가 휴대전화, 인공지능 같은 IT기기는 물론 산업 영역 전체로 확대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하니 호황세를 짐작할 만하다. 삼성이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1등기업으로 올라섰다 이제 반도체 하면 한국 기업을 떠올릴 만큼 반도체는 한국의 대표산업이 되었다.
따지고 보면 지난해 성장률이 3.1%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견인한 것이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잡은 것도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는 한국 경제에서 반도체 쏠림 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산업의 체력은 급격히 고갈되는 추세이다. 자동차, 철강, 섬유 등 생산유발 효과가 큰 제조업종의 생산 능력은 제자리거나 뒷걸음질하고 있다. 한때 한국을 대표했던 조선산업은 빈사 상태에 놓였다. 전통 제조업이 흔들리면서 고용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평균 가동률이 떨어지고, 경기선행지수도 하락세이다. 고환율, 고유가, 고금리의 ‘신3고’에 미국의 통상압박까지 주변 여건도 좋지 않다. 사방이 지뢰밭으로 ‘냄비 속 개구리’ 같은 신세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최근 미국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에서는 호황이 2019년부터 꺾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편중 현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한국 경제가 한순간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말을 더 이상 가벼이 들어선 안된다. 곧 닥쳐올 현실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과 4차 산업혁명에 미래가 있다며 잇달아 중소기업 육성책을 내놓고 있다. 역대정부가 혁신을 부르짖으면서 강소기업 육성에 나섰음에도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은 단기성과에 집착한 탓이 크다. 전통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우월한 기술력만 믿고 구조조정을 미룬채 현실에 안주하다 덜미가 잡힌 결과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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