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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의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선 후보 경선은 ‘안철수 현상’에 떠밀려 ‘2부 리그’로 전락한 지 오래고, 당 지도부는 속수무책인 양 후보들의 ‘개인기’만 쳐다보고 있다. 당 지도부의 역량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마음 둘 곳이 없다보니 당권파니 비주류니 하는 편가르기가 노골화하고, 출신과 성향 등에 따른 끼리끼리 모임도 빈번해지고 있다. 이러한 모습으로 연말 대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지금 당내 최대 관심사는 후보 경선이 아닌 것 같다. 경선에 쏠릴 국민들의 시선을 앗아갈 수 있다는 이유로 한동안 잠잠하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후보 단일화론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안 원장의 민주당 입당론에서 제3지대 통합정당론까지 단일화 아이디어가 만개하고 있다. 이번에는 지도부가 아닌 의원 중심으로 물밑에서 단일화론이 퍼져나가고 있다는 게 과거와 다소 다른 점이다. 기대와 달리 싱겁게 진행되는 경선에 대한 회의감이자 위기감의 표출이다. 일부 초선 의원들이 당 혁신론을 제기할 태세지만 아직 힘이 부친다. 일각에선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2선 후퇴론도 내놓는다. ‘야당의 무대’라는 회기 100일의 정기국회가 오늘부터 열리지만 야당다운 전투력을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입장하는 민주당 지도부 (출처: 경향DB)
문제를 바로 봐야 해결책이 나오는 법이다. 무엇보다 먼저 연말 대선에서 민주당이 자체 후보를 내든, 안 원장과의 단일화를 하든 자강 노력은 포기할 수 없는 대전제다. 민주당이 있어야 대선도 있고, 단일화도 있다. 또 지도부를 선출하기만 했을 뿐, 지도부의 당 운영이 꼬여도 침묵이나 방관으로 일관한 데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현 위기는 ‘대선주자-대표-원내대표 담합론’에서 촉발된 지도부의 책임이 큰 건 사실이나 구성원 모두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을 만들고 바꿀 수 있는 건 다른 사람들이 아닌 바로 자신들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당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바는 민생의 구현이다. 4·11 총선 패배는 물론이고, 현 위기가 현 정권에 대한 책임 추궁이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 대한 공세 부족 때문이라고 보는 건 오산이다. 그것을 뛰어넘는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탓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이명박근혜 타도’와 같은 구호 정치에 머물고 있다. 국가의 미래 비전 제시는 고사하고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후보 단일화가 된다 해도 연말 대선에서 자신들의 공간은 없다는 절박감조차 잘 안 보인다. 오늘의 위기는 남 탓이 아닌 ‘내 탓’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경선이든, 국회 상임위 활동이든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자신은 물론이고 당의 존재감을 키워야 한다. 그러한 각성과 실천이 수반될 때 민생으로 가는 길도 보인다. ‘자강’과 ‘참여’ ‘민생’이야말로 위기를 극복하는 첩경이다. 더 이상 머뭇거리기에는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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