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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19일 재판에 불출석했다. 건강 이유를 들었지만 사실상 재판을 보이콧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또 미국의 보도 채널 CNN을 통해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 갇혀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다”며 구치소에서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국제 법률팀은 이 같은 내용을 유엔 인권위원회에도 알릴 예정이라고 한다. 시민 앞에 석고대죄를 해도 부족한 박 전 대통령이 사법 절차를 부정하고 양심수 흉내를 내고 있으니 실로 어처구니가 없다.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고 최순실씨도 재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시간을 감내하며 재판에 임하고 있다”면서 자신을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직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에 비교했다.

재판 불출석으로 박 전 대통령이 노리는 것은 뻔하다. 법원의 구속기간 연장 결정으로 판결이 불리하게 나올 것으로 확실시되자 국면 전환으로 처벌을 면해보겠다는 속셈이다. 박 전 대통령의 구치소 인권 침해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 박 전 대통령은 일반 재소자 6명이 쓰는 공간을 혼자 사용하고 있다. 내부에서 치료는 물론이고 외부 치료도 2번이나 받았다. 변호인 접견과 교도소장 면담도 거의 원하는 대로 했다. 변호인 7명 전원 사퇴에 이어 재판 거부, 국제 여론전 등 최근 박 전 대통령이 보여준 일련의 행태는 치밀하게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오는 주말에는 친박·극우 보수 성향 단체들의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이 조만간 단식을 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 조사와 검찰 수사로 드러났듯 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18대 대선은 이명박 정부가 국정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 등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 상황에서 치러졌다. 그만큼 정통성도 약한 박 전 대통령이 재임 동안 나라와 민생을 도탄에 빠뜨려놓고도 정치보복과 인권을 운운하고 있으니 세상에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박 전 대통령이 아무리 수를 쓴다해도 촛불혁명의 의미와 정당성은 결코 훼손되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유엔 인권위원회에도 박 전 대통령의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설명하는 등 그의 국제 여론조작에 철저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의 행태에 개의치 말고 헌법과 법률에 명시된 절차대로 재판을 진행해 사법정의를 구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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