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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3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정의당이 그제 새로운 당 대표로 이정미 의원을 선출했다. 노동운동과 진보정당 활동에 투신해온 이 대표가 시민운동가 출신 박원석 전 의원을 제치고 원내 유일 진보정당의 방향타를 쥐었다. 이 신임 대표는 취임 인사에서 “국회에서는 ‘진짜 야당 정의당’, 국민 속에서는 ‘민생 제1당 정의당’의 대표로 혼신을 다해 뛰겠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뒤 그 토대 위에서 2020년 제1야당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말대로 심상정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정의당을 이끌며 당을 한 단계 더 도약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맡았다.

정의당의 첫 과제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 설정이다. 우선 민주당과 차별화된 진보적 어젠다와 정책으로 촛불시민들이 요구한 개혁 정책을 이끌어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약자와 소수자를 대변하는 야당으로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견제하며 당 정체성도 세워야 한다. 여소야대와 다당제 구도에서 여권을 상대로 협력과 비판을 통해 당의 입지를 넓히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는 것이다. 향후 개헌과 국회 정치개혁특위 논의에서 정치제도 개혁을 선도해 정치 발전의 물꼬를 트는 것도 정의당의 몫이다. 한국 정치는 승자 독식의 소선거구제로 인해 민의가 왜곡되고 있다. 정의당은 5%를 웃도는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국회 의석이 2%밖에 안된다. 득표율만큼 의석수를 얻을 수 있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을 실현함으로써 이런 괴리를 메워야 한다. 당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정책 개발과 보완도 필요하다. 복지와 노동뿐 아니라 통일, 외교안보 정책도 더 다듬어 시민들의 지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정의당의 현실적 과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거두는 것이다. 참신하고 역량 있는 인물을 발굴해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의원으로 진출시킨 뒤 풀뿌리 민주주의를 통해 당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상정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6.2%를 득표해 진보정당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영국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이나 미국의 버니 샌더스가 한 일을 정의당이 못하란 법은 없다. ‘집권을 꿈꾸는 유력정당’이라는 이 대표의 슬로건을 진보정당이 실현할 때가 되었다. 정의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발판으로 2020년 총선에서 원내 교섭단체로 진입해 진보정치의 가치를 힘 있게 실천해 나가는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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