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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모 구단은 선수가 관련된 음주사건으로 피해를 본 적이 종종 있다. 공교롭게도 2년 주기로 술 때문에 사단이 났다.” “한번 맛본 단맛의 기억을 떨치기가 어려워 틈만 나면 찬장을 뒤지곤 했는데 그만 사단이 났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투수인 고원준(23)씨가 음주운전으로 접촉사고를 냈다. 연합뉴스


어느 신문에 난 기사다. 이 기사를 자연스럽게 읽어 내려갔다면 여러분도 ‘사단’과 ‘사달’을 제대로 구분해 쓰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예상치 못한 사고나 탈이 생겼을 때 흔히 ‘사단이 났다’고 한다. 신문·방송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쓰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사단’은 잘못된 표현이다. 바른 표현은 ‘사달이 났다’이다.


사단(事端)은 ‘일이나 사건을 풀어 나갈 수 있는 첫머리’를 의미한다. 단서(端緖) 또는 실마리로 바꿔 쓸 수 있다. ‘사단’은 “1937년 여름 만주의 노구교에서 총격전을 주고받은 사건이 사단이 되어 중국과 일본 사이에 전쟁이 터지고 말았다”처럼 어떤 일이 발생한 원인이나 실마리를 표현하고 싶을 때 쓴다. 또 이 말은 주로 ‘찾다’ ‘구하다’ ‘되다’와 어울려 쓰인다. 


이에 반해 ‘사달’은 사고나 탈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그 일 이후 더욱 조심했는데 결국 사달이 나고 말았다”에서의 사달이 그런 의미다. ‘사달이 나다’에서 ‘나다’는 ‘생기다’ ‘발생하다’ ‘일어나다’라는 의미로 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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