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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그는 독일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허나 국내에선 그다지 조명을 받지 못했다.” “나는 어떠한 경우에도 뜻을 물릴 생각이 없었소. 헌데 백 의관이 나를 찾아와 간곡히 청을 하더군요.”
인용한 글에는 틀린 부분이 없는 것 같지만 어색한 단어가 있다. 바로 ‘허나’와 ‘헌데’이다. ‘허나’와 ‘헌데’는 우리말에 없다. 표준어가 아니다.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일상생활에서 이 말을 자주 쓰고 듣기 때문이다.
‘허나’ ‘헌데’가 되려면 ‘허다’라는 말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허다’는 비표준어이므로 ‘하다’를 써야 한다. 따라서 ‘허나’ ‘헌데’는 ‘하나’ ‘한데’가 바른말이다.
(경향신문DB)
‘하다’는 문장 앞에서 ‘하나’ ‘하니’ ‘하여’ ‘한데’ ‘해서’ 따위로 쓰여 ‘그러나’ ‘그러니’ ‘그리하여’ ‘그런데’ ‘그래서’의 뜻을 나타낸다. “일찍 가도 좋다. 하나 내일은 한 시간 일찍 오너라”에서 ‘하나’는 ‘그러나’의 뜻으로 쓰인 것이다. “선생님의 행색이나 주변머리로는 화려한 연주회 같은 건 상상해 볼 수도 없었다. 하여 우리는 선생님이 무엇 때문에 그토록 연주 연습에 열심인지를 알 수 없었다”에서 ‘하여’는 ‘그리하여’의 뜻이다. “정말 기쁜 일이다. 한데 내 마음은 왜 이리 쓸쓸할까?”에서 ‘한데’는 ‘그런데’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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