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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경 기자
모처럼 아내와 단둘이서 외식을 했다. ‘아구찜’을 먹으러 갔다. 식사 중 아내가 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자격증도 여러 개고, 재주도 참 많아. 정말 팔방미인인데, 왜 안정된 직장을 못 구하는지 모르겠어.” 글쓴이가 조심스럽게 아내에게 한마디 건넸다. “회사는 팔방미인이 아니라 그 분야의 전문가를 원하기 때문이지.”
아내가 얘기한 ‘팔방미인’과 글쓴이가 말한 ‘팔방미인’은 글자는 같으나 서로 의미가 다르다. ‘팔방미인’은 “여러 방면에 능통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공부면 공부, 노래면 노래, 운동이면 운동, 그는 정말 못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이다”에 쓰인 팔방미인이 그런 뜻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알고 있고 아내도 그런 의미로 말한 것이다.
그런데 ‘팔방미인’엔 이와 반대되는 의미도 있다. “한 가지 일에 정통하지 못하고 온갖 일에 조금씩 손대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역시 ‘팔방미인’이다. 즉 재주는 있지만 남보다 특별히 뛰어난 게 없어 있으면 도움은 되지만 없어도 그다지 아쉽지 않은 사람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아! 당신 친구가 그렇다는 뜻은 아니야. 단지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나서 한 말이야.”
그리고 머리 폭이 넓고 입이 큰 물고기를 일컫는 말은 ‘아구’가 아니라 ‘아귀’다. 따라서 ‘아구찜’이 아니라 ‘아귀찜’이 바른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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