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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5도는 백령도를 비롯해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를 말한다. 이들은 한국전쟁 이후 남한과 멀어지면서 ‘절해고도’가 되었다. 북측이 임진강 이북 황해도 지역을 차지하면서다.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에서 인천 연안부두까지 173㎞이지만, 북한의 장산곶은 14㎞에 불과하다. 남북 대치상황에서 남측에는 군사전략적 요충지가 아닐 수 없다. 반대로 북측에는 눈엣가시다. 특히 서해5도를 따라 지정한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양측 간 불화의 불씨가 되어 왔다.

서해상 긴장은 교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제1연평해전, 제2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폭침사건 등은 아직도 생생하다. 2010년 11월에는 북측이 연평도에 해안포와 곡사포 수십발을 발사해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 불안을 느낀 주민들은 섬을 빠져나오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2011~2020년)을 수립했고 주민들을 위한 생활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부의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연평도 폭격으로 파손된 상가 중 아직도 보상받지 못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유일한 교통수단인 여객선은 걸핏하면 결항된다. 기본적인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올 수밖에 없다. 주민들은 4·27 판문점선언과 9·19 남북한 군사합의로 평화수역이 선포됐음에도 조업규제 등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정부는 20일 서해5도 어장을 현행 1614㎢에서 245㎢ 늘리기로 했다. 1964년부터 금지됐던 야간조업도 55년 만에 1시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대된 어장면적은 여의도의 84배에 달한다. 정부는 꽃게, 참홍어, 새우, 까나리 등 어획량이 1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남북교류가 어민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실제 사례가 될 터이다.

서해5도 인근해상은 특히 꽃게가 많다. 3~6월 꽃게철이면 양측 어선들이 앞다퉈 어로작업을 벌여 남북 간 우발적 무력충돌 가능성도 높았다. 그런 군사충돌의 현장이 평화의 바다로 바뀌고 있다. 섬주민 가운데는 실향민들이 많다. 이들은 어선을 끌고 고향에 가기를 꿈꾼다고 한다. 남북교류가 더 활발해져 실향민들의 이런 염원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박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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