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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틱톡

opinionX 2020. 7. 10. 10:26

“아무 노래나 일단 틀어, 아무거나 신나는 걸로. 아무렇게나 춤춰, 아무렇지 않아 보이게~.”

올해 상반기 국내 음원차트와 음악방송 1위를 휩쓴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다. 가사만 읽어도 멜로디가 재생되고 어깨가 들썩인다면 ‘아무노래 챌린지’도 익히 아는 사람일 것이다. 쉽고 짧고 재미있는 노래와 춤을 개성껏 따라 하는 영상을 올리며 즐기는 이 놀이에 젊은이들이 열광했다. 한 달 새 관련 영상 조회수가 8억뷰를 넘었다. 이 놀이가 급확산된 공간이 ‘틱톡’이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이었다. 아무노래는 틱톡의 국내 첫 히트 사례로 꼽힌다.

중국 바이트댄스사가 2016년 9월 내놓은 틱톡은 15초짜리 영상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이자 소셜 미디어다. 짧고 간편한 콘텐츠에 끌리고 공유와 참여를 즐기는 10~20대의 취향에 힘입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기업가치 88조원으로 미국 차량공유 업체 우버를 제치고 전 세계 스타트업 중 1위에 올랐다. 영국 시장조사 업체 칸타가 이달 초 발표한 2020년 세계 100대 톱 브랜드 순위에 79위로 처음 진입하기도 했다. 현재 전 세계 사용자가 8억명에 이른다.

이처럼 잘나가는 틱톡이 위기에 빠졌다. 이용자가 4억명을 넘는 최대 시장인 인도가 지난달 말 틱톡을 퇴출한 것이 발단이다. 인도 정부는 사용자 정보가 국외 서버로 무단전송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 틱톡·위챗 등 59개 중국산 앱에 대해 사용 금지 조치를 내린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유출 문제도 있지만 근래 중국·인도 간 국경 분쟁이 중요한 계기였음은 불문가지다. 이에 틱톡 최고경영자가 인도 정부에 “인도 사용자 정보는 싱가포르 서버에 있다. 만일 중국 정부가 인도 사용자 정보를 요청해도 따르지 않겠다”는 편지를 보내 선처를 읍소 중이다.

미국도 틱톡 금지를 추진 중이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최근 틱톡이 스마트폰 사용자의 정보를 자동 복사하는 기능을 감추고 있었다는 사실이 발각됐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틱톡 사용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세대의 아이콘으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틱톡이 어느새 인도·중국, 미국·중국 갈등의 아이콘이 됐다.

<차준철 논설위원 che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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