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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 등이 피크타임 절전 대책과 캠페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1일 환경운동연합은 ‘2~5시 함께해요 캠페인’을 시작했고, 어제는 전국 262개 환경·소비자·여성단체 연대기구인 에너지시민연대가 ‘2013년 여름철 국민 절전 캠페인’ 출범식을 가졌다. 여름철 블랙아웃 위기는 냉방 전력 수요가 폭주하는 오후 2~5시에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그때를 슬기롭게 넘기자는 취지다.


에어컨을 놔두고 무더위를 참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최근 나온 피크타임 절전 대책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냉방 자제나 규제보다 낭비되는 전력의 차단이다. 7~8월 피크시간대에 지하철 운행 간격을 늘리고 청계천·중랑천 권역에 내보내는 물의 양과 펌프 가동 시간을 줄인다는 서울시의 방안이 그런 경우다. 서울시는 지하철 운행 감축으로 3834가구, 펌프 가동 축소로 1만1128가구가 사용하는 전력에 해당하는 피크 전력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에너지 설계사가 시내 업소의 대낮 간판 조명이나 옥외 조명을 꺼주는 활동도 하고 있다. 서울시 에너지시민협력반에 따르면 그런 데가 의외로 많다고 한다.


가정에서도 줄일 게 생각보다 많다. 지난 5월 초 서울광장에서 열린 ‘착한 밥솥 캠페인’이 그걸 잘 보여준다. 전력거래소가 2011년 가정용 전력 소비 행태를 조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기밥솥의 연간 전력 사용량은 922㎾h로 냉장고(499㎾h)·에어컨(358㎾h)의 2배 안팎일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시간당 소비전력(취사 1077Wh, 보온 101Wh)도 에어컨(1750Wh)의 60%를 넘는다. 


가정에서 피크타임 절전에 동참하려고 에어컨을 끄더라도 그 시간에 전기밥솥 취사나 전기다리미(1255Wh)·전자레인지(1150Wh)·진공청소기(1155Wh)와 같이 전기 소모가 큰 기기를 돌린다면 아무 효과가 없는 셈이다. 차라리 그런 일을 피크타임 이후로 돌리고 에어컨을 시원하게 켜는 게 낫다. 물론 에어컨보다 선풍기(59Wh), 그보다는 부채로 더위를 잊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에어컨을 틀더라도 그 전에 비데의 스위치를 끄고, 보온 전기밥솥의 플러그를 뽑고, 사용하지 않는 모든 전기제품의 대기전력을 차단한 후에 한다면 마음까지 더 시원하지 않을까.

턱돌이, 더위타는 배트걸에게 부채 서비스 (경향DB)



신동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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