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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선 전동차


국내 첫 경전철은 2011년 3월 개통한 부산도시철도 4호선이다. 그해 9월 부산김해경전철이 개통됐고, 이듬해 7월 의정부경전철이 수도권 최초로 선보였다. 이후 개통·운행 중인 용인 에버라인, 대구 3호선, 인천 2호선, 김포 골드라인이 모두 경전철이다. 서울에는 2017년 9월 개통한 우이신설선과 지난 5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신림선이 있다. 경전철은 중전철인 기존 지하철에 대비되는 ‘가벼운 전기 철도’를 말한다. 지하철과 버스의 단점을 보완하는 도시 교통수단으로 각광받아 해외에서는 1980년대부터 실용화됐다.

경전철은 지하철보다 차체가 작고 연결 차량이 2~6량으로 짧다. 시간당 수송능력이 4000~4만명으로 추산돼 3만~7만명인 지하철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2000~5000명인 버스보다는 월등히 많다. 건설 비용이 지하철보다 훨씬 적고 무인운전 시스템이라 운영비가 덜 든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 때문에 15~20㎞ 구간의, 교통 체증이 심한 대도시의 지선이나 중소 도시의 간선으로 적합하고 효율적인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경전철은 전시행정과 선심성 공약의 표본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선거 때마다 지역별로 경전철 건설 공약이 남발됐다가 수요 예측을 잘못하거나 재원 조달 방책을 등한시한 탓에 백지화된 사례가 숱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샛강역~관악산역을 오가는 서울 신림선이 잇따라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17일 퇴근시간에 선로 이상이 발생해 11개 역, 7.8㎞ 전 구간 운행이 1시간25분 동안 전면 중단되더니 18일 출근시간에는 열차 고장으로 45분간 또 막혔다. 지난 6월 전동차가 갑자기 멈춰 승객들이 1시간가량 갇힌 데 이어 개통 6개월 만에 3번째 사고가 난 것이다. 

신림선과 우이신설선 홈페이지 게시판을 보면 크고작은 사고를 우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열차 지연이 잦다는 지적뿐 아니라 혼잡한 상황에서 출입문 작동 오류로 문이 빨리 닫히는 바람에 인파에 떼밀리거나 다쳤다는 내용도 다수다. 최근에는 이태원 참사를 거론하며 안전요원 배치 등 대책을 촉구하는 의견이 부쩍 늘었다. 잦은 사고는 큰 위험의 신호다. 경전철에 대한 안전점검이 시급해 보인다.

<차준철 논설위원 che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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