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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직장인은 ‘갑’인 상사들의 횡포에 수모를 당하면서도 ‘을’이라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아무런 항변도 못하고 그저 당하고만 있다. 외국 언론도 갑질에 해당하는 번역어를 찾지 못해 ‘gapjil(갑질)’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니, 국제적으로도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전문업체에 따르면 갑질 상사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97%가 ‘갑질 상사와 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 중 상당수가 직장 내에서 상사의 각종 부당한 대우 때문에 인격적 모멸감을 느낀 나머지 퇴사까지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갑질의 유형도 다양하다. 업무와는 무관한 사적인 일을 시키거나, 부하 직원의 의견을 아예 무시해 버리거나, 심지어 심한 욕설을 쏟아내며 인격을 모독하는 경우도 있다. 욕설 등 언어폭력이나 인격 모독적 조롱을 받은 피해자들은 굴욕감과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심한 경우 신경쇠약이나 공황장애 등으로 힘들어 하며, 심지어 2차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갑을 관계와 유사한 기업의 왜곡된 조직구조가 일차적인 원인이 아닐까. 기업 내에 권력화되고 수직적인 분위기와 상명하복식 문화가 만연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직장 내에서 상급자나 권력에 의해 행해지는 다양한 형태의 갑질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우선 약자가 부당한 대우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시스템과 갑질 행위를 실효성 있게 처벌할 수 있는 강력한 제재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상대방의 인격을 상호 존중하는 성숙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갑질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는 인식 변화와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김은경 | 서울 동대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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