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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그리고 ‘아빠의 무관심’.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3요소’로 꼽히는 것들이다. 하지만 다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아빠의 무관심’이다. 자식 교육에 있어 아버지의 영향력은 매우 중대하다. 그럼에도 ‘무관심이 도와주는 것’이라는 잘못된 선입견에 빠져, 아버지들이 자식에게 무관심하게 될까 우려스럽다. 물론, 잘못된 관심은 오히려 아이에게 상처로 남을 수도 있다.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거나, 성적에 관해 비난하는 것은 좋은 관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관심이란 무엇일까? 이에 관해 필자의 경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의 아버지는 필자가 어릴 때부터 화장실에 신문을 꽂아두었다. 그냥 꽂아두는 것이 아니고 항상 사설 면이 보이도록 꽂아뒀다. 자연스럽게 신문에 손이 갔다. 그렇게 어려서부터 필자는 세계를 접할 수 있었다. 신문 구독이 입시를 비롯한 공부에 대단히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문제는 학생들이 신문에 관심을 갖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것은 부모가 강제력을 써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리처드 세일러는 책 <넛지(Nudge)>로 유명한데, 넛지란 팔꿈치로 슬쩍 찌르는 것을 의미한다. 세일러는 ‘부드러운’ 개입이 행동을 유발하는 데에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인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화장실에 신문 꽂기와 같은 사소한 관심이 아이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
필자가 경향신문을 구독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출근 전에 매일 경향신문을 읽는 아버지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최승용 | 서울대 경제학부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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