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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3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이번 추석을 전후하여 중·고등학교에서는 지필평가가 치러진다. 시·도별 편차가 있겠으나 교육과정과 수업방식과 내용이 변하면서 학생평가는 다양해지고 있다. 지금 논하는 것은 어떤 평가방식이 더 우월하다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평가방식의 변화가 학생들의 교육적 경험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임에 주목하자는 것이다.
정기고사인 1차 지필평가 과목수는 대폭 줄어들었다. 자유학기를 하는 중학교 1학년은 지필평가가 아예 없고 2, 3학년은 지필평가를 1회만 보는 과목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필평가를 1회만 보는 것은 수행평가 비중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국가교육과정에서 우리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으로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고 지식과 정보를 처리하고 활용하고,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문화적 감수성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며 존중하고, 공동체 구성원으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강조한다.
수업에서 학생들의 배움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늘어난 것이 다양한 평가방식의 도입으로 이어진다.
지필과 수행평가에서 논술형평가가 늘었다. 교육과정과 수업에서 다양한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읽어내고 교과기초지식에 바탕한 자신의 생각을 키우는 것을 학습목표로 지향하면 평가에서도 정답이 있는 선다형 문항 중심에서 논술형 문항이 포함되거나 확대된다. 수업에서 했던 토론내용과 지문을 활용하여 지필평가가 논술형 문항으로 출제되거나 논술형 수행평가가 치러진다.
수행평가의 경우 모둠별 평가방식이 많이 쓰인다. 평가비율이 높은 프로젝트형 평가의 경우 개별작업이 갖는 교육적 효과보다 모둠협업이 갖는 효과가 의미 있기 때문이다.
평가의 변화에 대해 학기별 학생 및 학부모 간담회에서 학생들의 불만과 학부모들의 우려를 종종 듣는다. 주로 모둠별 수행평가로 모둠별 작업에서 성실하게 참여하지 않는 무임승차자에 대한 이의제기, 수행평가 비중 확대로 인한 상시적 평가의 부담감이나 과정중심평가에서 학생의 성장에 대한 피드백 부족 등이다.
교사들도 고민이 있다. 논술형평가가 확대될수록 채점의 부담감이 있다. 선다형 100% 평가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성적처리 메뉴에서 채점하기 때문에 업무부담과 오류 위험성이 적다. 수행평가가 확대되면서 상시적인 학생들의 배움에 대한 관찰, 모둠수행평가에서 협력활동과 개별작업에 대한 섬세한 관찰의 어려움이나 학기말 평가처리 및 기록의 부담 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는 변하고 있다. 평가는 교육과정과 수업의 변화와 함께 우리 학생들을 어떤 가치와 역량을 함양한 시민으로 키우고 싶은가에 대한 방향에 따르기 때문이다. 논술형평가를 하는 것은 자신의 의견, 주장을 논리적으로 기술하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함이다. 개별보다 모둠별 작업을 평가하는 것은 교과개념과 함께 타인과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함이다.
다양한 평가가 갖는 방향성에 대해 주체 간 진지한 의사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문화와 시스템이 함께하면 더욱 좋겠다. 우리 학생들을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민주시민으로 키우고 싶은 것이 공동의 목표라면.
<손민아 | 경기 전곡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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