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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오, 절대 그렇지 않아요.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역시 제일 중요한 건 시험입니다. 물론 비교과 활동도 중요하지요. 하지만 시험 성적이 더 중요합니다. 학종이라고 해서 시험으로 줄세우기를 안 하는 게 아닙니다. 시험 성적이 아닌 다른 것으로 줄을 세우는 것이지요. 이걸 시험으로 줄을 세우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큰일납니다. 어쩌면 학종이야말로 시험을 가장 중시하는 입시일지도 몰라요. 자녀가 목표로 삼은 대학들이 어디라고 했죠? 아이쿠, 그러면 4개 시험을 준비해야 합니다.

첫째, 학교 시험. 예, 내신이라고도 하고 학생부교과라고도 하지요. 학생부교과전형만큼은 아니지만 학종에서도 이게 아주 중요합니다.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학기마다 있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잘 준비해야 합니다. 당연히 수행평가도 중요하죠.

둘째, 구술면접고사. 아니오, 그런 쉬운 면접을 말씀드린 게 아닙니다. 교과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는 꽤 어려운 면접을 말씀드린 겁니다. 서울대 학종도 지역균형선발전형은 가벼운 면접이지만 일반전형은 상당히 어려운 면접입니다. 이게 일종의 대학별고사입니다. 대학마다 난이도 차이가 꽤 나는데요, 어려운 시험은 논술고사 또는 수학·과학 본고사를 면접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보아도 될 정도입니다. 안타깝지만 이게 강북의 일반고 학생에게 상당히 불리한 시험입니다.

셋째, 수능시험. 그렇습니다. 수능최저등급입니다. 상위권 대학은 이것을 적용하는 경우가 꽤 됩니다. 말씀하신 대학에도 수능최저등급이 있지요. 서울대 학종에는 지역균형선발전형에 이게 있습니다. 그래요, 의외로 꽤 많은 학생이 이것 때문에 떨어집니다.

넷째, 경시대회시험. 알다시피 학생부에는 수상경력 항목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받은 상을 기록하지요. 그 수상 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경시대회 수상입니다. 영어, 수학, 국어, 사회, 과학 등 교과와 관련한 경시대회 수상 말입니다. 학교에는 이런 경시대회가 꽤 많아요. 학종 덕분에 엄청 늘어났지요. 과학만 해도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등 과목마다 경시대회를 개최하는 학교가 대부분일 겁니다. 이게 사실상 시험입니다. 지필시험이 아닌 경우도 있지만 아마 지필시험이 더 많을 겁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런 지필시험이 오히려 부담이 더 적을 수 있어요. 말하기나 토론 형식으로 전개되는 영어경시대회를 생각해 보세요. 엄두가 안 나시죠? 아무튼 이것은 또 다른 형태의 학교 시험입니다. 그리고 이게 정규 시험보다 더 어렵습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주로 참가하니까 정규 시험보다 어려울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 학종에서는 이 경시대회 시험 성적이 의외로 아주 중요할 수 있어요. 변별력이 크고 뚜렷하기 때문이지요. 경시대회에서는 1등을 분명하게 가려서 상을 줍니다. 몇 명이 동시에 1등급을 받는 내신보다 더 철저하게 순위를 가려주는 거지요. 힘들겠지만 이들 시험을 모두 준비해야 합니다.   

그래요, 학부모님 마음은 저도 이해합니다. 당연히 힘들지요. 그런데 왜 이름이 학생부종합이냐고요? 생각해보니 정말 그러네요. 맞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름이 잘못됐어요. 학종이라기보단 입종, 입시종합전형이라고 해야 실상에 더 부합하는 말이죠. 그나저나 어쩌죠. 아직 말씀드릴 게 많은데 시간이 다 됐네요. 예, 그럼 비교과 활동과 자기소개서에 대해선 다음에 얘기하지요.

<이기정 | 서울 미양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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