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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박영환기자 cjyoung@kyunghyang.com

청와대는 소통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불통’이란 말에는 펄쩍 뛴다.


박형준 홍보기획관은 “얼마전 정책자문 교수들이 이 대통령을 만나고 난 뒤 놀랐다. 서너시간 얘기하고나면 대통령이 소탈하고 권위적이지 않으며 ‘듣기’에 강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런 진짜 모습이 잘 알려지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기되는 소통 문제는 개인이나 집단이나 자기 존중, 자기 주장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자기 의견이 반영 안되면 소통이 안됐다고 생각한다. 일방통행 운운은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일뿐”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밖에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이 매일 저녁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나도 모르는 사람도 많이 만난다. 일일이 다 밝힐 수 없어서 그렇지 결코 소통을 안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어 “최근 이 대통령이 중도실용, 친서민을 이야기하는데 과연 소통이 없었다면 그렇게 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청와대 측은 이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가 ‘잘못’ 형성된 계기로 크게 3가지를 꼽았다. 정부 출범 초 이른바 ‘강부자·고소영’ 내각 등 인사 문제로 “자기들끼리 다한다. 바꿀 생각은 않고 질질 끌면서 위기만 넘기려 한다”는 시각이, ‘촛불집회’ 과정에서 “바깥 소리에 귀를 막고 있다”는 인식이 굳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4대강 살리기’를 비롯한 각종 ‘이명박표 정책·법안’을 추진하면서 밀어붙이는 것으로 각인됐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나 4대강 살리기 사업 같은 경우 이 대통령은 선택 자체는 옳다고 확신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면서 “잘못된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소통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면담 인사 편중’ 주장에 대해서도 고개를 젓는다. 대선 때 신세를 졌던 사람들부터 우선 만나다보니 그렇게 됐으며, 특히 지난해 세계 금융위기를 비롯해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촛불집회, 불교 문제, 올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등으로 큰일이 이어지면서 이 대통령이 너무 바빴고, 소통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촛불집회의 여파로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지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지지층 확보’를 위해 보수층을 겨냥하다보니 “결과적으로 치우쳤을 뿐”이라는 것이다.

박형준 홍보기획관은 “국정운영에서 더 많은 사람의 이해와 공감을 구하는 노력은 필요하고, 따라서 현장 중심으로 소통 강화에 많은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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