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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있는 배꼽은 ‘배꼽’으로 읽고 ‘배꼽’으로 쓴다. 눈에 끼는 눈곱은 ‘눈꼽’으로 발음하고 ‘눈곱’으로 적는다. 둘 다 뒷말이 ‘꼽’으로 소리 난다. 소리는 같은데 하나는 ‘배꼽’, 다른 하나는 ‘눈곱’으로 달리 적는다. 왜 그런 걸까? 이는 우리말 된소리 적기 규정 때문이다.
경향신문DB
탯줄이 떨어지면서 배의 한가운데에 생긴 자리인 ‘배꼽’은 둘로 나눌 수 없는 한 단어이다. 한글맞춤법은 이처럼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나는 된소리는 어원을 밝히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소리 나는 대로 ‘배꼽’으로 적는다.
한데 ‘눈곱’은 눈에 낀 곱을 말한다. 손톱 밑에 끼어 있는 곱은 ‘손곱’이고, 발톱 밑에 있는 곱은 ‘발곱’이다. ‘곱’은 진득진득한 액이나 그것이 말라붙은 물질을 가리킨다. ‘눈곱’은 ‘눈+곱’으로 이루어진 합성어이다. 우리말에서 합성어는 소리 나는 대로 적지 않고 단어의 원래 형태를 밝혀 적어야 한다. ‘눈꼽’이 아니라 ‘눈곱’이 맞는 이유다.
‘곱’은 ‘지방 또는 그것이 엉겨 굳어진 것’이라는 의미도 있다. 많은 이들이 즐겨 먹는 ‘곱창’의 ‘곱’이 바로 그런 뜻이다. 곱창은 ‘곱’과 ‘창’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로, 곱이 낀 창자란 의미다. 소 곱창과 돼지 곱창처럼 실생활에선 곱창이라고 하면 소나 돼지를 구분하지 않고 쓰지만 사실 곱창은 ‘소의 작은창자’를 가리킨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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