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배에 있는 배꼽은 배꼽으로 읽고 배꼽으로 쓴다. 눈에 끼는 눈곱은 눈꼽으로 발음하고 눈곱으로 적는다. 둘 다 뒷말이 으로 소리 난다. 소리는 같은데 하나는 배꼽’, 다른 하나는 눈곱으로 달리 적는다. 왜 그런 걸까? 이는 우리말 된소리 적기 규정 때문이다.

경향신문DB

탯줄이 떨어지면서 배의 한가운데에 생긴 자리인 배꼽은 둘로 나눌 수 없는 한 단어이다. 한글맞춤법은 이처럼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나는 된소리는 어원을 밝히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소리 나는 대로 배꼽으로 적는다.

한데 눈곱은 눈에 낀 곱을 말한다. 손톱 밑에 끼어 있는 곱은 손곱이고, 발톱 밑에 있는 곱은 발곱이다. ‘은 진득진득한 액이나 그것이 말라붙은 물질을 가리킨다. ‘눈곱+으로 이루어진 합성어이다. 우리말에서 합성어는 소리 나는 대로 적지 않고 단어의 원래 형태를 밝혀 적어야 한다. ‘눈꼽이 아니라 눈곱이 맞는 이유다.

지방 또는 그것이 엉겨 굳어진 것이라는 의미도 있다. 많은 이들이 즐겨 먹는 곱창이 바로 그런 뜻이다. 곱창은 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로, 곱이 낀 창자란 의미다. 소 곱창과 돼지 곱창처럼 실생활에선 곱창이라고 하면 소나 돼지를 구분하지 않고 쓰지만 사실 곱창은 소의 작은창자를 가리킨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지난 칼럼===== > 알고 쓰는 말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헹가래  (0) 2016.07.15
외곬과 외골수  (0) 2016.07.08
아재와 아줌마  (0) 2016.06.17
으르고 어른다  (0) 2016.06.03
귀 잡수시다  (0) 2016.05.27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