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5·1경기장에 운집한 15만 북한 주민 앞에서 남한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대중연설을 했다. 가슴 뭉클한 장면이라는 점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연하게도, 3차 남북정상회담은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장 한 달 이상 내리막길을 걷던 지지율은 10% 이상 급반등해서 60%대를 회복했다. 비판자들은 지지율 하락을 가져왔던 경제정책의 실패를 평화 프레임으로 덮으려 한다고 하고, 지지자들은 역시 문 대통령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어느 쪽이 맞을까. 여기서 퀴즈 하나. 세대별로 보면, 남북정상회담은 어느 세대의 지지율을 가장 크게 견인했을까? 고령층은 반공보수가 주된 이념이고 평화 프레임은 젊은층에 잘 먹힐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정답에서 멀어지고 있는 ..
남북정상회담이 다시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앞으로 다가올 평화로운 한반도를 우리는 기대하고 있다. 남북한이 협력한다면 우리는 멋진 한반도를 만들 수 있다. 비록 면적은 작지만 한반도에는 우수한 가치를 지닌 지질유산 지역이 많다. 제주도는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고 놀라울 정도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은 세계적으로 최고 중의 최고임을 인정받는 것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국의 그랜드캐니언과 나이아가라폭포, 중국의 황산과 장가계 같은 지역이 세계자연유산이라는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한반도 내에는 세계 최고의 가치를 가지는 지역이 여러 곳 있다.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같이 방문한 백두산, 남한에서 가장 멋진 산악환경을 보여주는 설악산, 그리고 서해..
1989년 11월9일 베를린 장벽 붕괴로 독일 통일의 분위기가 고조되던 때. 동독 총리 한스 모드로가 헬무트 콜 서독 총리를 독일 동남부 엘베 강가의 유서 깊은 도시 드레스덴으로 불러 정상회담을 열었다. 12월18일 콜 총리가 드레스덴에 도착할 때 수만명의 동독 주민들이 나와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들의 목소리에 힘을 얻은 콜 총리는 다음날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프라우엔 교회 앞 광장에서 연설에 나섰다. 그는 환호하는 동독 주민들 앞에서 “역사적 순간이 그것을 허용한다면 나의 목표는 한결같이 우리 민족의 통일”이라며 통일에 대한 의지를 동독 땅에 처음으로 선포했다. 이후 독일 통일은 전광석화처럼 진행됐다. 이듬해 3월8일 동독에서 자유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권이 ..
평양은 총천연색이었다. 남북정상회담을 생중계하는 TV는 평양 거리를 파노라마처럼 펼쳐보였다. 연도를 메운 한반도기와 꽃술, 초록 가로수, 높다란 빌딩은 청량한 가을 하늘과 대비를 이뤘다. 뚜껑 없는 차에 올라 시가지 카퍼레이드를 한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의 발전이 놀랍다”고 말했다. TV에 비친 평양은 계획 신도시이다. 한국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섰다. 그러나 오래전 평양은 고대 왕조의 수도였다. 수천 년 역사를 지닌 고도(古都)였다. 전쟁은 도시의 역사까지 앗아갔다. 평양에서 온전한 유적을 찾기란 쉽지 않다. 시가지에서는 더욱 그렇다. 평양은 고조선의 도읍이었다. 이름은 대동강변의 ‘평탄하고 넓은 땅(平壤)’에서 따왔다. 요동 벌판에 있던 고조선의 수도 평양이 현재의 자리로 옮겨왔다는 설도 있다. 대..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러시아를 2박4일 일정으로 국빈 방문했다. 1999년 김대중 대통령 이후 19년 만에 이뤄진 이번 국빈 방문 기간 중 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양국의 공조방안을 논의한다. 방문 첫날인 21일에는 뱌체슬라프 빅토로비치 블로딘 하원의장과 주요 정당 대표들을 면담한 데 이어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러시아 하원 의회에서 연설했다. 이번 방문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정세가 대전환 국면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이루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올 들어 세 차례나 하면서 중국의 한반도 영향력 확보를 꾀하고 있고, 일본도 북·일 정상회담 추진에 나섰다. 러시아 푸..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개최되면서 전 세계인의 눈과 귀가 한반도를 향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남북한 소식을 주요 이슈로 다루고 있고 이러한 관심은 접경지역 관광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비 임진각 관광지에는 관광객이 평일의 2배, 주말에는 4배 가까이로 늘었고 여행사를 통한 외국인의 접경지역 여행 문의도 2배 넘게 늘었다고 한다. 특히 남북 정상이 만났던 비무장지대(DMZ)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져 지난달 미국의 주요 방송사 CNN은 DMZ의 역사와 여행 방법을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DMZ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최근 접경지역 부동산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어느 누구도 관심 없던 곳이 부동산 투자 열풍 지역이 된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합의한 판문점선언에 대해 “국회가 남북합의서 체결 비준·공포 절차를 조속히 밟아주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는 정치적 절차가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적 절차”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여당이 남북정상회담 비준 입장만 제시하고 드루킹 특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었다”며 비준을 반대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또 판문점선언을 깎아내렸다. 남북관계 진전에 끝없이 제동을 거는 제1야당이 유감스럽다. 판문점선언을 국회에서 비준하려는 것은 이 합의가 정치 상황에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과거 6·15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7일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과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장 사이의 군사분계선 앞에서 활짝 웃는 얼굴로 상봉하게 될 것이다. 콘크리트 분계선을 넘어 남쪽 땅에 발을 디딘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뜨겁게 악수를 나눈 뒤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정상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으로 향할 때 사람들은 ‘한반도의 봄’을 체감하게 될 것이다. 일산 킨텍스에 설치된 프레스센터에서는 과거 두 차례 정상회담 때의 2배가 넘는 2800여명의 기자들이 취재등록을 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회담 사흘 전인 24일 평화의집에서 리허설을 열었다. 25일에는 북측 선발대가 내려와 합동 리허설을 하게 된다. 이제 두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일만 남았다. 북한과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