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0여년 전쯤부터 시작되었을까? 쾌청한 하늘을 보는 것이 운 좋은 하루의 시작일 줄이야. 요즘, 젖먹이 아기들은 어른도 목이 따가울 정도의 미세먼지를 피해서 공기청정기에 의존해 살아가고, 초등학생들은 매일 아침 마스크를 쓴 채 등교하는 풍경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다. 아이들이 이 나라에서 얼마나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 암울하기 그지없다. 그런데도 지난 10년간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우리가 나라에 혈세를 납부하고 목숨을 걸고 군복무를 하는 것은 국가가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준다는 믿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결국 무능한 정부는 촛불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이는 사람들의 생명, 건강과 직결된 민생을 돌보지 못하고 해결능력이 결여된 무능한 정부는 존재가치가 없다는 것을 한국 헌정사에 각..
최근 미투 운동으로 수많은 ‘권력’이 아우팅되고 있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힘깨나 쓰게 되면, 자제력 결함을 더불어 장착하게 되는 것일까? 매일 몇 건씩 터지는 사건들을 접하다 보면, 이런 위험한 생각이 절로 든다. 힘 있는 남성을 고발하는 여성들이 느끼는 공통된 감정은 분노이다. 그리고 그 분노는 무력감을 기반으로 한다. 사람이 무력감을 자체적으로 해소하기는 힘든 것 같다. 그것은 내면에 침착되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몸집을 부풀리다가, 결국 거대한 분노로 분출된다. 특히 집단 무력감의 경우 예외 없이 그랬던 것 같다. 미투 운동의 여파는 한 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매일 다른 지뢰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까지 흥행한 이라는 영화는 독재 앞에 무력했던 시민들이 어떻게 폭발하게 됐는지 보여준다. 그런데 ..
이번 겨울, 참으로 추웠다. 살을 에는 추위가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로. 올겨울 한파는 바로 기후변화 탓이다.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제트기류가 약화된 탓에 북극의 찬 공기가 한국이 속한 중위도 지역으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의 역설이다. 한파가 말해주듯 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일, 북극곰이 사는 저기 먼 곳의 일만이 아니라, 현재 여기서 일어나는 우리 문제다. 최근 들어 부상한 심각한 환경문제는 미세먼지다. 일상에서 직접 체감하는 미세먼지는 훨씬 우려스러운 문제로 다가온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이 두 문제의 발생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건 바로 화석연료다. 기후변화는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주된 원인물질이고 미세먼지도 화력발전이나 차량 운행에서 상당 부분 기인하기 때문이다. 특히 석탄..
미세먼지는 지구촌의 문제다. 그래서 각국이 미세먼지와의 싸움에 나서고 있다. 대기오염 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베이징이 가장 적극적이다. 미세먼지 적색경보가 발령되면 각종 규제에 나선다. 적색경보가 발령된 2015년 10월에는 전기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차량에 홀짝제를 적용했다. 건축물폐기물 운반차량 운행도 금지했다. 도로청소 횟수를 늘렸고 폭죽이나 길거리 구이가 금지되기도 했다. 파리는 2015년 3월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해지자 차량2부제를 실시해 차량의 통행을 규제했다. 대신 대중교통을 무료로 했다. 런던은 2016년 시내 전역의 대기오염 상태를 알려주는 경보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암스테르담은 대기오염 현황을 시각화한 ‘나무 와이파이’를 세워 오염수준을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했다. 미세먼지는 황산염,..
주식투자의 위험관리상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라는 말과 유사하게 에너지 소비에도 ‘에너지믹스’라는 원칙이 있다. 한 나라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어느 하나로 하지 말고 여러 개로 하라는 의미다. 물론 석유가 지천인 나라는 석유로 자동차를 굴리고 난방이나 취사도 하고 심지어 발전도 할 수 있다. 만일 우리나라가 그렇게 했다가 유가가 폭등하거나 석유 수입에 애로가 발생하면 경제적 피해는 차치하고 나라 전체가 결딴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에너지믹스’의 원칙을 준수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우리나라 에너지믹스에 다소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에너지 소비에서 전력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우리는 난방에너지를 석유와 가스에서 전기(시스템 냉난방기)로..
문재인 대통령 취임 25일이 지났다. 대통령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1호 업무로 일자리위원회 구성, 2호 업무로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와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지시했다. 검찰개혁과 국가인권위원회 위상 강화도 언급했다. 환경정책만 살핀다면, 앞으로 국민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3호 업무지시는 미세먼지 응급 감축이었다.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봄철 미세먼지의 주범을 잡겠다는 의지다. 곧바로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8기를 6월 한 달간 가동 중단시켰다. 앞으로 30년 이상 된 10기는 조기 폐쇄되고 신규 건설은 중단되며 공정률 10% 미만의 석탄화력발전소는 원점에서 재검토된다.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전력 총발전량의 30% 이내로 하향 조정된다. 친환경차는 판매차량의 10% 이상으..
서울시가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과 머리를 맞댄다. 이를 위해 오는 27일 광화문광장에는 3000여명이 참여하는 300여개의 원탁테이블이 마련된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행사 이후 최대 규모로 시민 소통의 장이 마련되는 셈이다. 시와 자치구 공무원, 시교육청, 보건환경연구원 등 관계자들과 전문가, 언론인, 기업인, 시민단체 활동가들도 참여한다. 하지만 주부 등 일반시민이 참가자의 대부분이 될 것이다. 연일 미세먼지로 인해 불안과 불편을 겪어온 터라 환영한다.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으로 효과는커녕 불안만 가중됐는데 시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공론화 장이 생기니 반가운 일이다. 미세먼지 원인과 해결 방안, 정책 우선순위 선호도, 정부와 서울시의 역할 등이 토론 결과로 요약되고 공개된다. 뿔난 시민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엿새째인 15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일시적 가동 중단 및 폐쇄를 내용으로 하는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30년이 넘은 노후 발전소 8곳은 내달 한 달 동안 일시적으로 가동이 중단되고, 내년부터는 3~6월 4개월 동안 정례적으로 같은 조치가 시행된다. 노후 발전소 10곳은 임기 내 모두 폐쇄된다. 또 대통령이 미세먼지를 챙기는 미세먼지 대책기구가 설치된다. 새 정부가 출범 초기에 국민적 관심사인 미세먼지 문제를 주요 국가 의제로 설정하고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여준 것은 시기적절하면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전체 미세먼지가 1~2%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절감 효과가 크지 않고 대선 공약의 재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실천 가능한 대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