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천당 가기 쉽지 않을 겁니다.” 그제 국회의 최순실 국정농단 2차 청문회.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증인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독설을 쏟아냈다. 게이트의 책임자가 모르쇠로 일관하자 참지 못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전 실장은 청문회에서 “잘 모르겠다”(60번), “부끄럽고 죄송하다”(24번)란 답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청문회 후반에 대반전이 일어났다. “최순실 이름도 못 들었다”고 잡아떼던 그를 한 방에 무너뜨린 동영상이 등장한 것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누리꾼의 제보를 받아 공개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검증청문회’ 동영상에는 최태민 관련 의혹에 대해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순실의 이름도 여러 차례 언급된다. 박 후보의 법률지원단장..
결국 한 편의 소극(笑劇)으로 끝났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탈당 의사를 철회하고 당무에 복귀했다. 박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장을 사퇴하고 원내대표직은 계속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당의 대표가 느닷없이 탈당 의사를 밝히며 종적을 감추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해 놓고선 아무 일 없었던 듯 “책임감만을 짊어지고 가겠다”며 돌아왔다. 130석을 지닌 제1야당의 대표가 탈당을 운위하며 무책임한 ‘협박 정치’를 저지르고, 깜짝 놀란 원내대표단은 ‘의원 전수 조사’를 통해 소위 ‘박영선의 질서 있는 퇴진’ 각본을 만들어 봉합하기에 급급했다. 지지율 10%대가 말해주듯, 이미 신뢰가 바닥난 제1야당의 지리멸렬이 한심할 따름이다. 분명코 새정치연합을 수렁에 빠뜨린 ‘박영선 소동’은 본인의..
말 그대로 지리멸렬이다. 130석의 거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정당’이라고 운위하기에도 낯뜨거운 난맥을 드러내고 있다.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세월호특별법 1·2차 협상 실패에 이어 비대위원장 영입 과정에서 리더십 빈곤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유족들과의 기본적 공감도 없이 세월호특별법을 합의해주는 패착을 연거푸 저지른 것도 모자라, 정체성 논란을 야기할 게 뻔한 비대위원장 영입을 독단으로 결정해 밀어붙이려다 좌초했다. ‘나쁜 결과’에 대한 책임을 놓고도 ‘박영선 탄핵’과 박 위원장의 ‘탈당 불사’가 파열하는 막가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일차적 책임은 박 위원장에게 있다. 박 위원장은 결국에는 번복된 두 차례의 세월호특별법 합의, 비대위원장 영입 추진을 통해 본..
세월호와 박근혜 정부의 인사 참사를 고려할 때 질 수 없는 선거를 새정치민주연합은 또다시 죽을 쑤고 말았다. 지난 칼럼 “차라리 지역구를 없애자”(7월21일자)에서 지적했듯이 당 지도부가 현 정부의 인사 이상으로 한심한 공천을 했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이 칼럼에서 비판했듯이 거물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지역구와 전혀 연고도 없는 손학규, 김두관을 공천했다가 지역일꾼론을 내세운 새누리당의 토박이 신인들에게 전패한 것은 지도부가 얼마나 민심을 모르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언론이 지적했듯이 이 모두가 자신들의 경쟁자가 될 특정 정치인을 배제하려는 정략에서 시작했다니 한심하다. 전혀 연고도 없는 지역에 손학규, 김두관을 공천하면서 비슷한 중진인 정동영, 천정배에게는 왜 공천을 주지 않았는가? 주목할 것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