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가 7월 차기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지난 주말 열린 당 전국위원회에서 “지금이야말로 우리 당의 새로운 지도력을 발굴하고 그 기반을 확충할 수 있는 아주 적절한 시기”라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그간 우리 당이 워낙 생존에 허덕이고 제도적 제약 때문에 유능한 잠재적 리더들이 성장하지 못한 현실에 큰 책임감을 가져왔다”고 했다. 심 대표는 5·9 대선에서 정의당 후보로 완주, 6.1%를 득표했다. 역대 진보정당 대선후보 가운데 최고 득표율이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사회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진보적 가치와 정책들이 왜 필요한지 설득력있게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정당지지도에서 정의당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과 8..
뉴딜 정책으로 1930년대 대공황을 극복한 프랭클린 D 루스벨트는 친(親)노동 대통령으로 분류된다. 미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4선 대통령이었던 그는 재임 기간 동안 자본가가 아닌 노동자의 편에 섰다. 대기업의 독점을 용납하지 않았고, 금융시장 규제를 강화했다. 보수세력과 자본가들에게 혐오의 대상이 될 만했다. 루스벨트는 1933년 첫 취임 연설에서 밝힌 대로 “돈과 이윤보다는 사회적 가치에 헌신해야 경제 재건을 이룰 수 있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른바 ‘와그너법(Wagner Act)’을 제정해 노조결성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했다. 노동시간을 규제했고, 아동노동을 금지했다. 뉴질랜드가 1894년 처음 도입한 최저임금제를 미국 노동시장에 착근(着根)시킨 것도 루스벨트였다. 그는 1938년 ..
남녀 불평등을 확인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자녀를 둔 가정의 출근 전 풍경일 터이다. 한 직장여성은 출근 전 1시간 동안 15가지의 일을 한다(, 조주은). 본인과 남편, 자녀의 출근 및 통학 준비 때문인데 하나같이 만만치 않다. 남편과 자녀 깨우기만 해도 “일어나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에 쫓겨 일하다보면 정작 자신은 밥먹을 시간도 없어 굶고 출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반면 남편은 세수하고 차려준 밥을 먹고 옷을 입는 3~4가지가량의 ‘자기 일’만 하면 된다. 다 같은 직장인이지만 가부장적 성역할 규범은 이처럼 가사와 육아에서의 여성 차별을 강요한다. 남편이 거들어줄 때도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도와주는 것’이지 ‘남편의 의무’는 아니다. 직장 내 차별은 더욱 심각하다. 승..
여야 유력 정치인들이 속속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앞선 주자는 대세론을 주장하고, 후발 주자들은 ‘제3지대’ 연합이니 야권 공동경선 등을 제안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안희정 충남지사 등 젊은 후보들은 세대교체와 정책 중심의 경쟁을 외치지만 정국을 주도하지는 못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슈퍼우먼방지법’ 공약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의 ‘육아휴직 3년 보장법’, 이재명 성남시장의 기본소득 정책 등도 이목은 끌었지만 의제로 떠오르진 못했다. 오히려 유력한 대선주자들일수록 특정 지역에 한정된 약속들만 내놓고 있다. 현안에 대한 해법이나 국가 미래를 좌우할 정책 제안보다는 유리한 경쟁 구도 만들기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대선은 정당과 후보들이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사회문제에 대한 해법을 공약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100만 촛불 민심’이 분출한 뒤 야 3당이 주도권 다툼 양상을 보여왔다. 광장에서 필요로 할 때에는 뒷전에 있다가, 광장이 비좁아지니까 앞에 서보려고 어깨 밀기를 하고 있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야 3당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 그간 발끝만 바라보던 청와대와 친박이 고개를 들고 보수 진영에 반격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런 때 야당들이 정치적 셈을 하는 것은 몰염치를 넘어 촛불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 그나마 뒤늦게 깨닫고 자성하는 듯하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어제 “지난 2~3일 사이 야권 공조에 대해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약간 삐걱거렸던 야권 공조가 정상화된다”며 “이번주를 지난 시점에 야 3당 합동의총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