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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가 7월 차기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지난 주말 열린 당 전국위원회에서 “지금이야말로 우리 당의 새로운 지도력을 발굴하고 그 기반을 확충할 수 있는 아주 적절한 시기”라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그간 우리 당이 워낙 생존에 허덕이고 제도적 제약 때문에 유능한 잠재적 리더들이 성장하지 못한 현실에 큰 책임감을 가져왔다”고 했다. 심 대표는 5·9 대선에서 정의당 후보로 완주, 6.1%를 득표했다. 역대 진보정당 대선후보 가운데 최고 득표율이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사회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진보적 가치와 정책들이 왜 필요한지 설득력있게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정당지지도에서 정의당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과 8% 동률을 이뤘다. 보수 주도권을 놓고 다투는 한국당·바른정당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지지도가 껑충 치솟은 것이다. 진보적 대중정당으로서의 역량을 확인받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권호욱 기자

진보정당은 2004년 총선 당시 민주노동당이 40년 만에 원내 진입한 이후 여러 차례 부침을 겪어왔다. 정의당은 2012년 통합진보당 분당 사태를 거친 후 창당됐다. 그동안 시민 월급 300만원, 국회의원 세비 최저임금 연동 상한제 등 거대 정당들이 외면하는 의제와 정책을 제시하며 진보정당의 면모를 강화했다. 여기에 오기까지 진보의 스타 정치인이라 할 수 있는 심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의 힘이 컸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심상정·노회찬 이후를 끌고 갈 젊은 세대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도 있다. 정당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스타 정치인이 필요하지만 또한 소수에게만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게 지금 정의당이 처한 딜레마다.

정의당은 슬로건과 달리 엘리트 정당, 강남 좌파 정당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노동자·서민이 지지하고 그들이 당원으로서 후원하는 정당이 아니라 지식인 및 중산층이 지지하고 주축인 정당이었다. 노동자·서민의 이익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과 그들을 대표하는 참신한 리더십으로 당에 활력을 불어넣어주지 못한 것이 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당 안팎에서 널리 젊고 매력적인 인물을 찾을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엔 진보적 대안정당을 열망하는 많은 시민들이 있다. 진보정당답게 당의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리더십으로 그 열망에 부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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