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가 어제 1년을 맞았다. 한·일 양국은 지난 1년간 화해·치유재단 출범, 지원금 10억엔 출연 등 합의 이행 절차를 밟아왔다. 하지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및 마음의 상처 치유라는 목표는 달성되지 않았다. 어제도 변함없이 위안부 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시위가 열린 것이 그 증표다. 한·일 양국이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합의의 동기가 잘못된 데서 기인한다. 중대한 인권침해나 전쟁범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한·일관계 개선 차원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한·일관계 개선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였다. 이러니 합의의 의미나 내용보다 ‘2015년 내 타결’ 등 합의 시기를 더 중시하는 해괴한 일이 ..
2012년 ‘아미티지 보고서’의 일부다. “2012년 6월 미·일·한 합동해상훈련 참가는 분열적인 역사문제를 제쳐두고, 현재의 더 큰 위협에 대처하는 올바른 방향으로의 한 걸음을 의미한다. 덧붙여 한·일 간 체계적 대북정보 공유를 위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군수물자 공유를 촉진할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등 계류 중인 방위협정 체결을 위한 신속한 움직임이야말로 3동맹국의 안보이익을 위해 유익한 실질적이고 실무적인 움직임이다.” ‘아미티지 보고서’란 미국 민주·공화 양당의 전략통들이 모여 만든 초당적 대일·대아시아 전략보고서다. 2000년, 2007년, 2012년 세 번에 걸쳐 발표되었다. 정권을 넘어선 미국의 대일·대아시아 전략의 청사진 같은 것이다. 보고서 참여자들은 조야를 넘나들..
박근혜 정부의 미스터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의미가 통하지 않는 발언들도 그렇지만, 앞뒤 맥락이 맞지 않는 수많은 정책들이 과연 누구에 의해 어떤 이유에서 나온 것인지, 심각한 물음표가 국민들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는 그 대표 사례 중 하나다. 첫째, 취임 초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유달리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취임 직후부터 한·일 과거청산에 관해 강한 발언들을 쏟아낸 박 대통령은, 2013년 10월29일에는 “문제가 하나도 해결 안된 상태에서, 일본이 거기에 대해 하나도 변경할 생각이 없는 상황에서 그 정상회담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정상회담 개최와 연계시켰다. 여성 대통령으로서 특별한 문제의식을 가졌기 때문일까? 설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