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을 시도할 것이라는 속보를 본 순간부터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양이 연기되었다는 소식을 다시 접했다. 기상 여건에 따라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머지않아 세월호 인양이 시도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부디 인양에 성공하기를. 최대한 온전하게 세월호가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기를. 꽃 같은 아이들을 태운 배가 무참히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사건은 온 국민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남겼다. 상처가 너무 컸던 탓인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부터는 세월호를 입 밖에 꺼내기를 주저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광화문광장을 지날 때면, 불편한 마음에 발걸음도 빨라졌다. 작년에 선거를 준비하던 누군가가 “이제 세월호 이야기를 하면, 국민들이 싫어한다”고 말할 때, 나조차도 그 앞에서 아니라고 말하질 못했었다...
지금 우리 사회에 우울과 폭력이 만연해 있다는 데 이견이 있는 이는 드물 것이다. 우울과 폭력은 겉보기엔 상반되지만 원인은 비슷하다. 분노가 자신을 향할 때 우울이 되고 타인에게 전가되면 폭력으로 나타난다. 상황마다 다르긴 하겠으나 분노의 시작은 억울함. 옳고 그름을 둘러싼 정의의 문제다. 억울함은 진실이 아니라 현실에서 ‘패배’한 사람의 심정이다. 그러니 인생에서 억울함만큼 억울한 일도 없다. 곳곳에서 누가 잘못했나를 놓고 원인, 책임 소재, 사과의 진정성을 다툰다. 아는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해당 사건에서 끝나지 않는다. 인간관계의 역사가 있어서 서로 “내가 너를 아는데 말야!”라며 사건과 무관한 상대방의 과거 잘못과 약점을 들추고 싸움은 확대된다. 하지만 지진이나 홍수, 쓰나미 같은 재난이..
‘펠리컨의 새끼 사랑’. 얼마 전 인터넷 메일함에 들어온 글의 제목이다. ‘유인수님’의 글이라고 소개돼 있었다. “부리 아래에 주머니가 달려 있는 펠리컨이라는 새가 있습니다. 이 주머니는 펠리컨의 위가 담을 수 있는 양의 무려 3배나 더 담을 수 있습니다. 펠리컨의 주머니는 먹이를 잡을 때 사용할 뿐만 아니라, 새끼들에게 먹이를 줄 때도 사용합니다. 북극 지방에 햇빛이 잠깐 비추는 몇 개월 동안 먹이를 이 주머니에 저장한 후, 먹이를 구할 수 없는 추운 겨울에는 새끼들에게 저장한 먹이를 나누어주어 겨울을 나게 합니다. 그러나 추운 겨울을 나기 전에 먹이가 떨어지면 펠리컨은 제 가슴살을 찢어 새끼들에게 먹입니다. 병에 걸려 죽어가는 새끼에게는 자신의 핏줄을 터뜨려 그 피를 입에 넣어줍니다. 어미 펠리컨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