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인 4명 중 1명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전국의 65세 이상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1일 발표한 ‘노인인권종합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가족과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사회안전망은 취약해 빈곤과 절망 속에 살고 있는 한국 노인들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노인의 26.0%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독사’를 걱정하는 노인들도 23.6%나 됐다. 한국의 노인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압도적 1위인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암울한 상황이 초래된 것은 한국 노인들의 삶이 너무 팍팍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보면 생계유지의 어려움에도 가족이나 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
최근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이 사안은 단순히 수사기관 사이의 권한 배분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수사구조 개혁이라는 차원임”을 명백히 했다. 이 논의가 검찰과 경찰의 밥그릇 싸움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놀라운 인식의 발전이다. 다만,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 망령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검사가 인권옹호기관이라는 망령이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경찰의 권한 집중과 남용이 우려되므로 인권옹호기관으로서 검사가 이를 견제하고 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형사절차에서 인권옹호기관의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그 기관은 부당한 인권침해로부터 국민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유럽인권재판소는 이를 “정부와 사건 당사자들로부터 독립되..
지난달 말 용산참사, 백남기, 쌍용자동차, 밀양, 강정 대책위 관계자 10여명이 한자리에 둘러앉았다. 경찰의 과거사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피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리였다. 당초 모임 장소는 남영동 경찰인권센터. 하지만 장소는 옮겨졌다. 당사자들이 경찰 근처로 가는 것조차 거부감이 든다고 토로했기 때문이다. 쌍용자동차 노조간부가 입을 열었다. “경찰을 보면 부들부들 떨려요. 보기 싫을 뿐만 아니라 분노마저 치밀어 오릅니다. 2009년 평택공장 점거 파업 때 물과 음식물을 차단하더군요. 대신 2급 발암물질이 섞인 최루액을 뿌리고, 대테러 진압용인 테이저건을 마구 쏘았어요. 그러고선 진압 때 경찰특공대가 사용했던 기중기 수리비 등 16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파업에 참가했던 동료와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