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입 수시전형에서 서울권 모 여대 인기 학과의 학생부교과전형 합격선이 내신 1.4등급이었는데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합격한 학생들 중 내신 3등급 후반대의 학생이 있었다. 학교 내신 등급에 익숙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 35명 한 학급을 기준으로 한 등수로 변환하자면 학생부 교과전형으로는 1등이 어렵게 합격하는 학과에 학생부종합전형으로 10~12등 내외의 학생도 합격했다는 의미다. 이 결과를 두고 3등급대의 학생이 일반고 출신이 아닌 자사고나 특목고의 학생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나 확인해 보니 경기도의 평범한 일반계 고교의 학생이었다. 이뿐만 아니다. 요즘 입시에서는 이런 사례가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런 결과는 이전에도 있었다. 지방의 한 유명 사립대 언론관계 학과에 내신 6등급의 학..
지난해가 아무리 힘겨웠어도 새해 첫날에 잠시라도 시름을 접고 희망에 들뜨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올해는 신년 분위기를 누릴 마음의 여유마저 빼앗긴 국민들이 많다. 그만큼 지난 2014년은 큰 사건과 사고가 이어졌던 것이다. 게다가 우리 사회에는 새해맞이가 우울한 젊은이들이 유난히 많다. 취업난에 고통받는 20대 외에도, 지난달의 수시 결과가 나빠서 정시에 기대를 걸고 기다리는 수험생들도 그러하다. 수시에 합격한 학생은 입시 굴레를 홀가분하게 벗어났지만, 정시 발표를 기다리는 학생과 학부모는 불안에 휩싸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적지 않은 이들이 벌써 재수를 결심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새해를 전망하며 많은 분들이 한목소리로 말한다. 정치개혁이나 제도개선도 중요하지만, 우리부터 한 사람 한..
수능 논란에 대해 언론에 나온 해결책은 대부분 무책임하다. 예를 들어 수능 복수 시행에 관한 제안이 그렇다. 단 1점 차이에도 민감하기 마련인 우리의 입시 현실에서 복수로 시행하는 수능시험들의 난이도를 동등하게 맞출 길이 있을까? 이제 정말 큰 틀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그러나 쉽지 않다. 그 까닭은 우선 근본적인 원인이 교육이 아니라 사회에 있기 때문이다. 악화일로의 사회적 양극화 앞에서,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 합격하느냐가 인생을 좌우한다고 다들 생각한다. 대학입시라는 줄세우기 싸움에서 앞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는 믿음이 우리에게 유전자처럼 박혀 있다. 게다가 관련 당사자들의 입장과 이해관계도 크게 엇갈려 사회적 합의도 어렵다. 이 같은 난국을 뚫고 나가려면 두 가지가 동시에 필요하다. 우선 교육현장에..
서울대의 부유층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해져 교육의 공정경쟁은 물론 경제성장의 잠재력까지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대학입시가 부모의 경제력에 좌우된다는 지적은 그동안 꾸준히 있어 왔지만 그 부정적 영향이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은 보기 드문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특히 연구자가 서울대 교수라는 점에서 입시당국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서울대 김세직 교수가 서울대 경제연구소의 학술지 ‘경제논집’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4년 학생 100명당 서울대 합격자가 강남구는 2.1명인 데 비해 강북구는 0.1명으로 21배 차이가 났다. 서초구는 1.5명, 송파구는 0.8명인 데 비해 구로구와 금천구는 각각 0.2명으로 8~15배 벌어졌다. 서울대 합격자로 본 상위 3개구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