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위층에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를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한다. 어원은 닭의 볏(noblesse)과 계란의 노른자위(oblige)인데, 닭의 사명은 볏을 내세우는 데 있지 않고 계란을 낳는 데 있음을 의미한다. 2007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설립한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기부자들의 업종 분석 통계(2015년 기준)에 의하면 기업인 45.8%, 익명 포함 기타직종 29.4%, 전문직 12.9%, 자영업 4.5%, 법인·단체임원 3.5% 순으로 나타났다. 또 유가족이 고인의 이름으로 유산 일부를 기부하는 아름다운 기부사례도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지도층인 정치인의 기부문화 참여도는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낮다. 영국의 경우 1·2차 세계대전 중 고위층 자제가 다니던 명문학교인 이튼 칼리..
탄핵의 목전에서 나라가 혼란스럽다. 그중에도 국회의원, 국회의원 중에도 일부 부동층 국회의원들의 마음이 가장 혼란스러울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선택을 하든 국회의원 스스로 여러 요인을 고려한 판단을 하겠지만, ‘기록’에 대해 좀 더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통시적으로 행동하길 바란다. 왜냐면 우리는 이미 예전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망각’ 없는 시대로 진입하여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탄핵의 과정과 결과의 기록은 이미 과거의 다른 사건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새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망각 없는 시대가 시작된 지가 불과 몇 년에 불과하여 아직은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바가 별로 없을 수도 있겠으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우리는 사실상 망각 없는 시대의 첫 세대인 것이..
정치인이 아내와 함께 골프를 치다 낙뢰에 맞아 숨졌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보니 사망자가 환히 웃고 있었다. 부인에게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 “글쎄 번개가 번쩍 하니까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줄 알고 미소를 짓지 뭐예요?”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이 블로그에 올려놓은 우스갯소리다. 카메라를 의식하는 것은 정치인의 본능이다. 주위에 카메라가 보이면 목에 힘 주고 삿대질도 폼 나게 하면서 국정을 논하지만 카메라가 가고 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태도를 바꾸기 일쑤다. 동영상 한 장면, 사진 한 컷이 다 득표에 도움되는 이미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도 중요한 정치적 발언을 할 때는 카메라가 도착했는지 반드시 먼저 확인하곤 했다. 정치인은 가는 곳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