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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고위층에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를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한다. 어원은 닭의 볏(noblesse)과 계란의 노른자위(oblige)인데, 닭의 사명은 볏을 내세우는 데 있지 않고 계란을 낳는 데 있음을 의미한다.
2007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설립한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기부자들의 업종 분석 통계(2015년 기준)에 의하면 기업인 45.8%, 익명 포함 기타직종 29.4%, 전문직 12.9%, 자영업 4.5%, 법인·단체임원 3.5% 순으로 나타났다. 또 유가족이 고인의 이름으로 유산 일부를 기부하는 아름다운 기부사례도 있다.
빌게이츠. 로이터 연합뉴스
반면, 우리나라의 지도층인 정치인의 기부문화 참여도는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낮다. 영국의 경우 1·2차 세계대전 중 고위층 자제가 다니던 명문학교인 이튼 칼리지 출신 2000명이 전사했고 엘리자베스 여왕의 아들인 앤드루 왕자는 포클랜드 전쟁에 헬기 조종사로 참전하기도 했다. 또 미국 기업가인 빌게이츠는 올해 5000여억원을 저소득층 학생들의 교육비로 통 큰 기부를 했다. 그들은 “권한이 채권이라면 기부는 채무다”라는 인식을 가진 사회지도층으로서 아름다운 기부의무를 다했다.
주먹을 쥐고 집게손가락을 앞으로 내밀고 나머지 네 손가락을 가슴을 향해 모으면 권총모양의 손가락이 된다. 이를 빗대어 한 가지라도 먼저 주면 네 가지가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게 이른바 ‘권총의 법칙’이다. 청정한 일급수 정치문화의 젖줄인 정치후원금 기부를 유권자들로부터 바라기 전에 정치인들이 합법적인 방법으로 먼저 선행을 베푸는 사회지도층으로서의 진정한 나눔의 문화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심재훈 | 부산진구 초읍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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