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1일 유명 영화감독과 배우의 스캔들이 한 매체 보도로 불거졌을 때, 그날 하루 네이버에 오른 관련 기사는 403건이다. 경향신문은 지면에도 온라인에도 내보내지 않았다. 나와 편집자는 온라인에 ‘무엇을 쓸 것인가’ 못지않게 ‘무엇을 쓰지 않을 것인가’를 고민한다.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사안을 두고 의견을 나누다 “쓰지 맙시다” 할 때가 많다. 대량생산체제의 한국 온라인 뉴스시장에서 ‘우라까이’(베껴쓰기를 가리키는 일본어로 언론계 속어)든 ‘인용보도’든 수분이면 뚝딱 만들어 수천에서 많게는 수만 뷰를 보장하는 뉴스거리를 포기하는 일은 쉽지 않다. 양적인 트래픽을 유지·상승시키는 것도 팀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정론을 표방하고, 독자들은 그 실천을 주문한다. 트래픽과 저널리즘의 동시 수행..
모바일 시대에 젊은 세대를 붙잡기 위한 언론들의 노력은 힘겹다.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로 대표되는 이들은 ‘입에 스마트폰을 물고 태어났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활자보다 영상에 친숙하고, TV 대신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을 구독한다. 이대로라면 절대 신문을 읽지 않을 ‘미래의 독자’를 붙잡기 위한 기성 언론들은 머리를 싸맨다. 짧고 재미있는 동영상, ‘바이럴(입소문)’을 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런데 이들은 정말 ‘한없이 가벼운 존재’일까.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만든 말레이시아의 영상미디어 ‘레이지(R.age)’는 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지난 8~1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디지털 미디어 아시아(DMA) 2016’에서 레이지의 이안 이 편집장은 “리얼한 사회적 주제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 측근들이 2012년 대선 당시 여론 조작에 관여하고 이후 청와대에 입성한 뒤로는 야당 의원들의 SNS를 감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분야와 영역을 가리지 않고 매일같이 쏟아지는 최씨 관련 비리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경향신문 보도를 보면 대통령 연설문 등이 들어있는 최씨의 태블릿PC 원소유자로 알려진 김한수 청와대 뉴미디어정책실 행정관 등은 지난 대선 기간 중 800여개 유령 계정을 이용해 극우 성향의 선거용 글을 전파했다. 김 행정관의 경우 ‘대박스타일’(@glomex)과 ‘마레이’(@glomex2012) 등 2개 트윗 계정을 활용해 총 580차례 SNS 선거운동을 벌였다고 한다. 김 행정관은 한 명이 여러 개의 계정으로 특정 메시지를 확산시킬 때 쓰는 트윗덱으로 ..
한나라당 의원 몇명이 주축이 돼 '불법적 통신 등 특정 요건'에 해당되면 이동통신사를 통해 인터넷 접속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법안을 발의했네요. [관련기사] 정부·여당, 스마트폰 통한 SNS접속 원천차단 추진 '불법적 통신'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또 실제 법안이 통과될지를 떠나서 이런 통제가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국회 홈페이지의 의안정보에 올라온 법안 내용입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2011.11.08 발의) 최근 스마트폰의 사용으로 모바일시대가 가속화됨에 따라 무선인터넷의 이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인터넷망을 제공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 이에 따라 인터넷 접속역무를 제공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중립성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으나, 현행법에는 이와 관련한 규정이 미비한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