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때 청와대가 KBS 보도를 통제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인 이정현 의원(사진)과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통화 내용이 공개된 것이다. 두 사람 육성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빛의 속도로 퍼졌다. 이 의원의 요구는 노골적이고 집요했다. “지금은 뭉쳐가지고 이를 극복해 가야지, 공영방송까지 전부 이렇게…”, “KBS가 저렇게 보도하면 해경 저 새끼들이 잘못해 가지고 이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난 것처럼…”, “하필이면 (대통령님이) KBS를 오늘 봤네…”. KBS 국장은 읍소하다시피 했다. “솔직히 우리만큼 많이 도와준 데가 어디 있습니까.” 3선의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난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 당선돼 지역주의 타파 돌풍을 일으..
‘하인리히 법칙’이란 게 있다. 보험회사에서 일하던 하인리히가 7만5000건의 산업재해를 분석해 만든 개념이다. 사망이나 중상 같은 큰 산재가 발생했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29번의 작은 재해가 발생했고, 사고로 이어질 뻔한 사건이 300번은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요즘 이 법칙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목받고 있다. 법칙을 재조명하게 한 장본인은 한류스타 박유천씨(30·사진). 지난주 박씨는 강남의 한 유흥업소 화장실에서 여성 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소식을 접한 한 트위터 이용자가 “사건이 하나 터졌으니 평소에 저런 짓 29번 했을 것이고, 성매매는 270번 정도 했을 거라고 누가 그러더라”며 하인리히 법칙을 인용하는 글을 올렸다. 일종의 ‘드립’이었다. ‘드립’이 현실화하는 ..
3년 전이다. 일주일 넘게 신문의 머리를 장식하던 ‘남양유업 갑질’ 기사가 순식간에 묻혔다. 고종이 1882년 미국과 통상 조약을 체결한 이후 최악의 저질 스캔들이 터진 것이다. 장본인은 윤창중. 미국 워싱턴 경찰 사건기록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던 윤창중은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순방 중이던 2013년 5월7일 오후 10시쯤 백악관 근처 호텔에서 주미대사관 소속 20대 여성 인턴과 술을 마시다 그를 성추행했다. 윤창중은 또 이튿날인 8일 오전 5시쯤 인턴 직원을 호텔 방으로 오라고 한 뒤 옷을 벗은 상태로 있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다. 온 국민이 충격을 받았고, 대통령 등 순방단의 체면도 말이 아니었다. 그는 미국 현지에서 경질됐고, 짐도 챙기지 못한 채 숨어서 귀국했다. 윤창중이 ‘잠수’를 타..
6월은 고등어가 누명을 쓰는 계절. 한반도의 초미세먼지가 치솟으면서 국내발이냐 중국발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때, 고등어를 센 불에 구우면 주방에서 산둥반도 공업지대 못지않은 미세먼지를 폐 한 가득 들이켤 수 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건으로 서민 밥상에서 밀려나며 절치부심했던 고등어는 다시금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고등어 몸값이 뚝뚝 떨어지고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질 때 주무부처 해양수산부는 입을 꾹 다물었다. 이에 고등어의 서러운 처지를 알게 된 이들이 살풀이굿을 해주듯이 찰진 ‘드립’으로 그 억울함을 풀기 위해 나섰던 것이다. “세월호는 교통사고고, 미세먼지는 고등어 때문이고, 스크린도어 사고는 안전수칙 안 지켜서 일어난 사고고. 그래 완벽한 정부가 잘못하는 일이 있을 수 있나?..
‘생리대’가 뜨거운 키워드가 됐다. 국내 최대 생리대 생산업체인 유한킴벌리가 6월부터 가격을 8%가량 인상할 것이란 소식이 지난 23일 전해지면서다. 원재료 가격은 떨어졌는데 ‘제품 리뉴얼’을 이유로 가격을 올린다는 것이다. 초경부터 완경까지 개당 220원짜리 생리대를 매일 6개씩 매달 5일쯤 40년간 사용한다고 치면 여성은 평생 1만4400개의 생리대를 구입하는 데 3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쓰게 되는 셈이다. 정부가 2004년 10% 면세 대상으로 지정했는데도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별다른 대체재도 없다. 여성물품이 남성물품에 비해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업계의 ‘핑크세금’ 관행이 도마에 올랐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생각해보니 소주·담뱃값은 그렇게 싸면서 생리대는 그렇게 받아먹었단 말이야? 소주값 건들면..
여자들에게 평소 무시당했다는 이유로 지난 17일 자정 넘은 시각 서울 강남역 부근 건물의 화장실에서 한 남자가 일면식도 없는 여자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기성 언론들은 정신질환자의 일탈로 인한 ‘묻지마 범죄’ 정도로 간주했다. 심지어 ‘화장실녀’라고 피해 여성을 비하한 매체도 있었다. 사건이 묻히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우리가 사는 ‘헬조선’에서는 이보다 더한 것도 다반사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들끓었다. “5월17일 그녀는 죽었고 나는 우연히 운 좋게 살아남았다” “여성인 우리는 그 시간 그 장소에 없었기에 살아남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언니가 왜 죽어야 했는지 알 수 없어요”…. 피해자 또래 여성들이 들고일어나 ‘#살아남았다’ ‘#강남살인남’ 등의 해시태그로 이번 사건에 충격과 분노..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5·18 관련 내용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 우울하고 슬프다. 무엇보다 1980년 광주 상황을 외국에 알린 팔순의 독일 교포가 5·18기념식 참석차 입국했다가 강제 출국당했다는 뉴스가 가슴 아프다. 당사자는 이종현 한민족유럽연대 상임고문(80). 1965년 독일에 광부로 나간 그는 독재정권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지만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는 그를 공항에 억류한 뒤 출국시켰다. 인천공항출입국관리소는 출입국관리법 11조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은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국 땅을 밟지 못하..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최대 피해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아이돌그룹 신화의 멤버 김동완씨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옥시 불매운동을 독려해 화제가 되고 있다. 연예인 중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옥시 불매운동’에 나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불매운동에 임하는 김씨의 자세가 더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김씨는 자신이 제공하는 정보의 출처를 정확히 밝혔다. 블로그 ‘행복한 은진씨의 뷰티풀라이프’에서 얻은 정보라는 것을 강조하며 불매 대상인 옥시 제품 리스트, 대체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 리스트를 하나하나 소개했다.이어 김씨는 불매운동을 벌이는 ‘올바른 방법’도 소개했다. 김씨는 “갖고 있는 옥시 제품을 버리는 건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며 “가습기 살균제를 쓰지 않는 조건하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