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 통신사로 매년 수백억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연합뉴스가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계속되는 성차별·여성혐오성 기사 때문이다. 가장 최근 논란을 일으킨 지난달 27일 기사의 제목은 이렇다. “‘비혼이 대세?’… 신붓감 없어 결혼 못하는 농촌 총각엔 ‘비수’, 외국 처녀라야 ‘총각 딱지’ 떼는 현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렇게 짧은 문장 안에 이렇게 많은 여성혐오를 집약하기도 쉽지 않다’고 비꼬았다. 남아선호에 따른 성비불균형과 이농 등으로 농촌에 총각이 많아진 것은 30년 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1960년대 이후 정부 지원이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집중되면서 농촌 경제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게다가 누구도 ‘비혼’을 선택한 사람을 비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기사는 ..
“어류 중 유일하게 병역의 의무를 마친 물고기는? 동원참치.” “안네 프랑크가 일기를 쓸 때 앉았던 책상은? 안내데스크.” “딸기가 직장을 잃으면? 딸기시럽.” “아몬드가 죽으면? 다이아몬드.”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왕은? 최저임금.” “지방흡입의 반대말은? 수도권 배출.” “입이 S자로 돼 있으면? EBS.” 직장 상사들이 ‘아재개그’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시시때때로후배들에게 던졌을 때, 이런 썰렁한 유머가 2016년 대세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을 법하다. 1980년대에도 그리 호평받지 못했던 말장난 개그가 어쩌다가 tvN의 쇼프로 에서 코너까지 생겨서 “피해자가 싱글이니 범인은 벙글이겠군”(신동엽, ‘아재셜록’) 식으로 돌아왔단 말인가.‘아재개그’의 웃음 포인트는 그 개그가 약간의 기발함은 갖고 있지..
지난 1일 방영된 tvN 코미디빅리그의 ‘충청도의 힘’ 코너(사진)는 ‘막장 종합선물세트’ 같았다. 과거 막말로 구설에 올랐던 개그맨 장동민씨가 또 문제가 됐다. 주요 개그 코드는 한부모가정 아동 조롱이다. 장씨는 친구가 장난감을 자랑하자 “쟤네 아버지가 양육비 보냈나 보네” “선물을 양쪽에서 받잖여 재테크여”라고 말한다. 다른 출연자들이 덩달아 아이를 조롱한 후 노인 비하 발언이 이어지고, 할머니가 손자의 성기를 만지는 ‘아동 성추행’으로 코너는 마무리된다. 해당 프로그램이 나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부글부글 끓었다. “3분도 안되는 시간 동안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을 상대방의 약점(이혼가정)을 조롱하는 것으로 해소하고 노인까지 혐오하더니 아동 성추행까지” “이혼가정 아이들은 저렇게 놀리..
선거철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정치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누구나 관심만 있으면 SNS로 후보를 만나고, 그들의 출사표를 읽고, 선거 운동에도 참여할 수 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국회의원 후보들의 페이스북에 접속해봤다. 먼저 여당 후보. 출신 지역과 대학 등 기본 프로필이 친절하게 나와 있었다. 팔로워는 1400여명. 고위 공무원을 지내고 재선에 도전하는 인사치고는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이지에는 총선 출정식 사진이 맨 위에 걸려 있었다. 페이지를 더 내려가자 시민단체가 뽑은 좋은 후보 명단에 선정됐고, 모 신문사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야당의 경쟁 후보를 앞질렀다는 내용 등이 보였다. 복지관 급식 봉사, 대보름 때 주민들과의 윷놀이 등 지역행사 사진도 ..
지난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영도다리’가 단연 화제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진박’ 5인의 공천장 날인을 거부하는 ‘옥새 투쟁’을 선언하고 부산으로 내려가 영도다리에 위에서 상념이 가득 찬 표정으로 바다를 바라보는 사진이 올라오면서다. 풍채 좋은 김 대표가 바닷바람을 맞으며 한숨짓는 사진은 마치 누아르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누리꾼들은 ‘역대급 사진’ ‘인생짤’이라고 평했다. 배경 음악으로는 자이언티의 ‘양화대교’가 어울릴 법했다. “새누리엔 매일 나 홀로 있었지/ 당 대표는 옥새 드라이버/ 어디냐고 물어보면 영도다리 영도다리…” 한 누리꾼이 ‘양화대교’ 가사를 패러디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탈당으로 결론 나는 듯했던 새누리당의 ‘공천 학살’ 드라마는 김 대표가 ‘옥새 ..
올봄 소셜미디어를 달구는 입소문 아이템은 ‘콜드브루 바이 바빈스키’다. 전국 최강 음료 조직이라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판매되는 커피 음료인데 최근 며칠 사이에 ‘득템 인증샷’과 시음기가 줄을 잇고 있다. 시류에 동참하며 1500원짜리 앰풀 제품을 구입해 차가운 물에 타서 마셔봤다. 부드럽고 깔끔해서 여름 커피로 괜찮은 맛이었다. 이 제품을 비롯해 그간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바이러스가 전파되듯 누리꾼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퍼지게 하는 홍보나 판촉 기법)’에 성공한 제품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은데 막상 제품을 사려면 까다롭다. 상품과 마트가 넘쳐나는 시대에 유독 내가 사려는 그 제품만 구하기 어렵다는 경험은 일종의 유희가 된다. 수요에 못 미치는 ..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 간 대결은 SNS에서도 단연 화제다. ‘바알못’(바둑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도 바둑TV를 보고 바둑 기사를 읽은 한 주였다. SNS에는 이 9단과 알파고에 관한 각종 ‘드립’(애드리브에서 유래된 인터넷 은어로 ‘즉흥적 발언’이라는 뜻)의 향연이 펼쳐졌다. 13일 4국에서 이 9단이 알파고에 첫 승을 거두자 ‘알파고가 분통하며 내문서를 20분간 내려쳐’ ‘이세돌이 인류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아 버릴 것’ ‘알파고-인공지능이 진 것이 아니라 알파고가 진 것’ 같은 드립이 펼쳐졌다. 이 9단을 20년 뒤 기계에 맞서 인류 최후의 전쟁을 벌이는 ‘이쎄도르’로 표현한 트윗은 3000회 넘게 리트윗됐다. 3국까지 이 9단이 3연패를 하고 있을 당시엔 알파고를 이기는 방법은 전원 ..
트위터에서 리트윗(RT)이 많이 된 OX 퀴즈가 있다. 이런 식이다. ‘트렁크녀 사건’의 뜻은? ①트렁크에 뭔가를 넣고 다닌 여자가 틀림없다. 시체 같은 거.(X) ②여자를 살해해 가방에 넣은 남자 사건.(O) ‘캣맘 사건’의 뜻은? ①캣맘이 무슨 일을 저지른 걸까….(X) ②여자를 벽돌로 내려친 남자 초등학생 사건.(O) 끔찍한 살인사건임에도 가해자는 사건에서 지워지고 피해자인 여성이 엽기적 범행 수법과 결부돼 가십거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 고인에 대한 2차 가해다. 지난 3일 트위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용어가 실시간 트렌드로 등장했다. ‘대장내시경녀’다.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 검색을 해봤다. 한 언론사가 의사가 대장내시경 도중 마취상태의 여성을 성추행한 사건을 소개하면서 제목을 ‘대장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