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 만에 등장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지난주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11시간39분 발언’ ‘세계 최장 기록 돌파’와 같은 신기록을 세웠기 때문만이 아니다. 반응은 온라인에서 더 뜨거웠다. TV와 주요 신문에서 필리버스터 소식을 찾아보기는 어려웠지만 인터넷에서는 국회 상황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이슈가 됐다. 유튜브와 SNS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첫 타자로 나서자마자 SNS에서 화제가 됐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로 ‘김광진 힘내라’가 올랐다. 사람들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는 국회방송을 보고, SNS로 필리버스터 상황을 공유했다. 의원들은 간만에 ‘국민의 입’ 구실을 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누리꾼들의 테러방지법에 대한 의견을 받아 이를 낭독하고, ..
지난달 트위터에 ‘밥하다 죽은 엄마’(@iamyourdeadmom)라는 계정이 등장했다. ‘평생 남편, 자식새끼 밥하다 죽은 엄마의 영혼’이라는 프로필에 현재 장소는 ‘납골당’이다. 가상의 화자는 가족에게 자신의 삶을 바쳐야 했던 한국의 여성에 대해 말한다. “엄마도 꿈이 있었어.” “엄마의 엄마도 우리들, 아버지 챙기느라 자기는 하나도 못 보살피다가 돌아가셨어. 그런데 나도 그렇게 됐네. 우리 딸은 그러지 마.” ‘엄마 밥’이 상징하는 것은 가족이라는 사회에서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당연한 의무로 경시되는 여성의 가사노동과 감정노동이다. 젖 달라고 아이가 보채듯 성인이 돼서도 ‘엄마’에게 ‘밥’ 달라고 보채기만 하는 게 과연 온당한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
할리우드 스타 잭 블랙이 몸을 던진 ‘예능 투혼’도 소용없었다. 잭 블랙의 출연은 시청률과 얘깃거리 면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정작 그가 홍보한 영화 를 보려는 관객들은 영화관에서 문전박대를 당했다. ‘스크린 독과점’은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의 스크린 몰아주기는 적잖이 논란이 되고 있다. 고객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진 극장 측의 갑질 때문이다. CGV 일부 상영관은 를 예매한 관객들에게 전화를 돌려 예매 취소를 종용했다. ‘극장 사정’으로 상영이 어렵다고 이유를 댔지만 사실은 을 대신 상영해 더 많은 표를 팔기 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SNS도 달아올랐다. “관객과의 약속을 돈 몇 푼에 내팽개치는 행태” “천박하고 추한 자본주의의 끝판왕” “배급사 횡포가 관객의 볼 권리까지 침해”라는 성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