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순간들의 기억을 기록해 봅니다. 쓸모없는 것도 있고, 아주 귀중한 것도 있습니다. 빨리 잊어버리고 싶은 것도 있고, 죽을 때까지 기억하고 싶은 것도 있습니다. 찰나의 생각과 기억들을 끄적거려 낙서를 합니다. 나중에 다시 보면 왜 이렇게 했을까 생각도 들겠지만, 이 모든 낙서는 내 머릿속에 있는 맞추지 못한 기억들의 퍼즐 조각입니다. 이 모든 기억의 조각들이 모여, 이 제각각인 낙서들이 모여 아름다운 작품이 완성되기를 바랍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나를 잘 알아보지 못합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든지, 무슨 행동을 하든지 사람들은 나를 알아채지 못합니다. 내가 옆에 있었는지, 내가 누구였는지 알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난 그렇게 투명인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가끔 사람들에게 내 존재를 드러낼 때도 있지만, 그것도 잠시뿐 또다시 서서히 사람들 속에서 희미해져 투명인간이 되어버립니다. 내가 마음먹은 대로 사람들에게 보이고 또 사라질 수 있다면 편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내가 숨고 싶을 때는 보이고, 내가 나타나고 싶을 때는 투명해져버리는 상황만 반복되고 있습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
무심코 내뱉은 말에 상대방은 큰 감동을 받기도 하고, 아주 기분이 나빠지기도 합니다. 머릿속에서 맴돌던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순간부터는 어떻게 바꿀 수가 없습니다. 그 말은 입 밖으로 나오자마자 그 사람의 귓속으로 들어가 그 사람 머릿속의 생각대로 무한 변신을 합니다. 나쁜 악마가 되기도 하고, 천사처럼 바뀌기도 합니다. 또 아주 부풀려지기도 하고, 쪼그라들어 없어져 버리기도 합니다. 요즘은 손가락에서 만들어지는 문자들이 말보다 더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머릿속에서 튀어나오는 이 녀석들을 제어할 수 없기에 더 신중하게 나의 생각을 곱씹어보고 밖으로 내보내야겠습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
어디가 끝일까요? 끝이 없는 깊이에 온몸이 찌릿해 옵니다. 저 깊은 어둠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끝없는 공간과 끝없는 숫자와 끝없는 질문에 머리가 멍해집니다. 끝없는 우주를 끝없이 홀로 여행하고 있는 오래된 우주선. 그 우주선이 힘들게 보내준 신비로운 우주의 한 부분을 보았습니다. 끝없이 넓은 우주와 존재감도 없는 아주 작은 별 지구. 그 지구에서 복작거리며 살고 있는 더 작은 나.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이 아무 의미 없게 느껴집니다. 끝없는 우주 속에서 나는 무엇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끝없는 내 마음속의 우주로 빠져듭니다. 내 마음속 깊은 우주 안에는 또 무엇이 살고 있을까요?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
주위를 둘러보면 판화로 찍은 듯 똑같은 모양의 집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저 똑같이 생긴 수많은 집에는 누가 누가 살고 있을까요? 저렇게나 많은 집이 있는데도 왜 편안히 다리 뻗고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은 없는 걸까요? 또 따뜻한 집을 두고 추운 바깥에서 방황하는 이들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구속받기 싫어서? 자유롭고 싶어서? 답답해서? 아니면 자연이 좋아서일까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위험한 집 밖이지만, 이리저리 본능에 따라 막살아가는 저 고양이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햇살 가득한 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고양이들처럼 온몸을 비틀고 뒹굴거리며 본능에 충실한 아주 게으른 하루를 보내보고 싶습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
사랑과 행복이 넘쳐납니다. 모든 것들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세상은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싹들이 돋아나고 새로운 색들이 태어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사랑을 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난 할 수 있습니다. 난 잘할 수 있습니다. 난 잘해낼 것입니다. 이렇게 나에게 주문을 걸어 봅니다. 주문의 효력이 떨어지기 전에 어서 밖으로 나가서 새롭게 시작해야겠습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
멋진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새롭지가 않습니다. 깜짝 놀랄 만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언제부터인지 다 비슷비슷한 생각만 납니다. 요즘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이 새로운 거 없이 똑같으니 생각도 그런 듯합니다. 좀 더 색다른 자극이나 경험들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코로나19 핑계로 너무 오랫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멈춰 있었던 거 같습니다. 힘들고 불편하고 두렵지만 다시 낯설고 새로운 것들을 향해 뛰어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다시 내 머릿속 아이디어가 불꽃을 튀길 거 같습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