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 지난 9월 26일 서울 숙명여대 축제 ‘청파제’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놀이기구를 타고 있다. 성동훈 기자 코로나19 방역조치 가운데 마지막 남은 ‘실내 마스크’를 드디어 벗게 될까. 정부가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내년 1월, 늦어도 3월에는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7일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장소 불문하고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마스크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급격히 확산되는 바이러스에 맞설 인류의 유일한 방편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변이를 거듭한 바이러스의 중증화율·치명률이 낮아지고, 메신저RNA(mRNA) 신기술을 이용한 백신이 신속하게 도입..
지난달 16일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 등의 영접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밤에, 휴일에 대통령이 누굴 만나는가. 정가의 영원한 관심사다. 관저에서 세상 얘길 나누는 이가 대통령 복심도 가장 잘 읽고 움직일 거라 보는 것이다. 박철언(노태우)·김현철(김영삼)·박지원(김대중)·유시민(노무현)·이재오(이명박), 민간인 최순실(박근혜)과 정권 초의 김경수(문재인)도 그런 위치였다. 왕의 남자와 숨은 실세로 불린 이들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 회동 뉴스가 이어진다. 지난달 7일 입주한 용산 관저 첫 손님은 사우디 왕세자(17일)라 했고, 공개된 첫 만찬은 여당 지도부(25일)였다. 그러나 세간엔..
화물연대 총파업 11일째인 4일 시멘트 업체가 모여있는 인천 중구 서해대로 가변 주차장에서 화물연대 차량의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일본의 혐한(嫌韓)이 어떤 건지는 영화 를 보면 감이 잡한다. 재일한국인 주인공이 일본인 여학생과 사귀다가 ‘한국인’임을 털어놓자 여학생은 선을 긋는다. “한국인은 피가 더럽대. 아빠가 가까이하면 안 된댔어.” 영화 에서 박 사장이 운전사로 고용한 기택에게선 정체 모를 냄새가 난다. 박 사장은 아내에게 말한다. “선을 넘을 듯 말 듯하면서 안 넘어. 그런데 냄새가 선을 넘지.” 혐오는 꺼림칙한 것에 대한 거부반응이다. 어떤 대상이 몸 안으로 들어와 자기를 더럽힐지 모른다는 느낌과 이어진다. 차별에는 이성이 개입하지만 혐오는 감각적이다. 뭔지 알려고도 하지 않..
영화 의 한 장면. 2020년 개봉한 영화 은 거리에 컴퓨터 학원과 영어 학원이 넘쳐나던, 이른바 ‘국제화 시대’였던 1990년대 중반(1995년)의 이야기다. 어느 날 회사가 “3개월 안에 토익 600점 이상을 받으면 고졸 사원도 대리로 승진시켜준다”는 공고를 내자 입사 8년차 동기인 주인공 여성 직원 셋이 모여 영어 공부를 시작한다. 실제 그 시절 뉴스에는 ‘토익에 울고 웃는 직장인 세태’가 많이 나왔다. “토익 성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회사가 속속 늘어나면서 점수가 좋은 사원들은 승진과 급여 인상의 즐거움을 누리는 반면 외국어가 짧은 사원들은 직장 내에서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 무렵 대기업들이 토익 성적을 승진의 필수조건으로 삼고 직급별 마지노선을 제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550점을..
한국 축구국가대표 선수들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도하 | 권도현 기자 ‘적토마’ 고정운, ‘황새’ 황선홍, ‘왼발의 달인’ 하석주의 후반전 연속 골로 한국 축구가 북한에 3-0 대승을 거뒀다. 그런데 선수들은 비통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이겼어도 ‘탈락’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모두 고개를 떨구고 힘없이 그라운드 밖으로 걸어나오는 순간, 대반전이 일어났다. 선수들이 갑자기 얼싸안고 환호하며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관중석의 한국 응원단은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날 3경기가 동시에 열린 1993년 10월28일,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일이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여야 지도부를 만나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해법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바이든 대통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 필수부문 파업이 거세다. 106년 역사상 처음으로 영국 간호사노조는 이달 10만명이 이틀간 파업에 돌입한다. 저임금 생활고에 시달리는 와중에 이주노동자 대체인력이 부족해 업무강도는 세졌다. 영국 의사협회도 정부가 임금 인상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인데다 철도, 구급차, 우체국, 학교까지 멈춰서고 있다. 지난주 프랑스에서는 법복 입은 예심판사들이 거리로 나섰다. ..
한국의 노인 상당수는 늙어서까지 일하는데도, 빈곤에서 벗어나기 어렵다.서울의 한 노인취업지원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 권도현 기자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노인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올해 17.5%에서 2045년 37.0%로 높아진다. 일본(36.7%)을 넘어서 전 세계에서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된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66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한국이 40.4%로 1위였다. OECD 회원국 평균인 14.4%보다 3배 가까이 높다. 65~69세 노인 취업률은 47.6%로 역시 OECD 최상위권이다. 한국의 노인 상당수가 늙어서까지 일하는데도, 빈곤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뜻이다. 통계청이 29일 내놓은 ‘2020..
한국의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호가 지난 8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우주군 기지 40번 발사대에서 스페이스X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우주시대 서막을 연 것은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올린 소련(현 러시아)이었다. 이듬해 미국이 항공우주국(NASA)을 설립하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 86개 나라가 우주 진입을 시도했다. 대기에는 이들 나라에서 발사한 1만1000여개 위성과 우주선 등이 떠 있다. 하지만 자체 발사체를 이용해 위성을 우주에 보낼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한국은 지난 6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주발사체 발사국을 뜻하는 ‘스페이스 클럽’의 11번째 회원이 됐다. 1t 이상 실용급 위성 발사 능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