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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그쪽은 날 언제 봤다고 꼬박꼬박 말꼬리를 잘라 먹냐.” 이처럼 구어체에서는 ‘먹느냐’ 대신 ‘먹냐’를 많이 쓴다. 이 경우 글쓴이도 ‘먹냐’가 ‘먹느냐’보다 좀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현행 문법 규정으로 보면 ‘먹냐’는 바른말이 아니다.



‘느냐’와 ‘냐’는 그 구분이 모호해 흔히 혼용해 쓴다. 하지만 글을 쓸 땐 이들을 구분해야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느냐’를 ‘있다’ ‘없다’ ‘계시다’의 어간이나 동사 어간 뒤에 붙여 쓴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무엇을 먹느냐?” “안에 누가 있느냐?” 따위로 써야 한다. 반면에 ‘냐’는 ‘이다’의 어간, 받침 없는 형용사 어간, ‘ㄹ’ 받침인 형용사 어간 뒤에 붙여 쓴다고 사전은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하늘이 푸르냐?” “얘가 네 동생이냐?” 등을 예문으로 올려놓았다. 단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형용사 어간 뒤에 붙을 경우에는 ‘으냐’를 쓴다. “낚시가 그리 좋으냐”처럼.


동사 뒤에는 ‘느냐’, 형용사 뒤에는 ‘(으)냐’를 써야 한다. 그런데 ‘느냐’와 ‘냐’ 중 아무것이나 써도 무방할 때가 있다. 바로 ‘-으시-’ ‘-었-’ ‘-겠-’ 뒤에 붙을 경우이다. “얼마나 외로웠겠느냐, 얼마나 외로웠겠냐” “밥 먹었느냐, 밥 먹었냐”는 둘 다 쓸 수 있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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