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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위 ‘요즘 애들’이다. 흙 묻은 당근보단 마트에 진열된 상품이 더 익숙하고, 숲이나 자연보단 빽빽한 고층 건물이 더 자연스러운 그런 세대. 정부와 교육계는 앞으로의 많은 환경 문제를 직면하며 살아갈 우리네 세대들을 위해 환경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효과는 크지 않아 보인다. 아이들은 여전히 습관처럼 에어컨을 찾고, 버려지는 잔반은 해가 갈수록 늘어가며, 학교 축제나 소풍날의 길거리는 버려진 종이컵과 나무젓가락, 비닐로 가득하다. 이처럼 환경이 중요하다는 말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정작 자신의 편의를 ‘희생’하려 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식과 실제 행동 간의 불균형은 어디서 기인하는가? 이는 지금까지의 환경 교육이 정작 ‘대상자’인 아이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교육이란 단지 교과서 지식의 습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보고, 듣고, 느끼며 배우는 그 모든 순간이 아이들에겐 교육이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라. 환경 교육이 강조하는 자연, 그 자연엔 ‘아이들’이 없다.
이제 우리네 교실을 한번 살펴보자. 학교에서 환경이 다뤄지는 비중은 굉장히 미미하다. 학생으로서 내가 배웠던 환경은 그저 교과서 몇 페이지, 한두 번의 강연, 얇은 책자 정도가 떠오를 뿐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교과목도 없이 다른 과목 교과서에서 살짝 얼굴을 비출 뿐이며, 그마저도 ‘주요’ 과목을 위해 넘겨지기도 한다. 이유? 간단하다. 시험엔 안 나오니까.
하나의 교육 프로그램이 시행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예산과 인력이 투입된다. 교육 관계자는 많은 노력을 들여 시행한 환경 교육에 왜 효과가 없는지 한숨 쉬기 이전에 지금의 교육과 아이들의 상황이 부합하는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기존 환경 교육의 문제를 인식해 실제 아이들의 상황을 고려하고, 한국 사회에 보다 적합한 교육 모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은영 | 제주대 행정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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