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최근 글로벌 경제의 가속화와 인터넷 보급의 보편화에 따라 전자상거래를 통한 소비자들의 구매는 국내라는 지역적 범위에 한정되지 않고 국경을 넘나드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우리나라에서는 ‘해외직구’라 부르고 있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로 온 나라가 들썩거린 바 있다. 뉴스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와 해외직구에 관한 보도가 이어졌고 여기에 누리꾼들이 가세해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국내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반값에 살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평소 해외직구에 무관심했던 소비자들까지 해외직구 열풍에 가세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대변하듯 우리나라 해외직구 시장의 규모는 2011년 5200억원에서 2014년 1조6200억원으로 최근 3년 사이에 3배 이상 급성장했다.

해외직구의 가장 큰 이점은 저렴한 가격이라 할 수 있다. 가전, 의류, 화장품, 유아용품 등 소비재에 대한 국내와 해외의 가격 차이가 크다 보니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해외직구를 이용하게 된다. 가령 국내에서 수십만원에 판매되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점퍼를 해외직구를 통해 반값에 구매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이 어떠할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외국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져 소비자 후생이 높아지는 점도 큰 이점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한편, 해외직구는 국내 상품과 외국 상품 간 경쟁을 촉진해 사업자들이 국내 상품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힘쓰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혼수용품 해외직구 .국내구입 가격 비교 (출처 : 경향DB)


이러한 해외직구가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해외직구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다음과 같은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우선 구매대행이나 배송대행 사업자들이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을 준수하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과다한 반품비 또는 위약금 청구, 청약철회 기간의 축소, 부당한 배송 지연 등과 같은 법 위반행위를 적발해 엄중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 공조를 통한 대응도 병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유엔 산하 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에서 60여 회원국들과 함께 해외직구에서 발생한 소비자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분쟁 해결 절차 규칙’의 제정을 논의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소비자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해외직구에 필요한 정보 제공에도 힘쓰고 있다. 작년에는 ‘해외직구 이용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소비자들에게 해외직구 이용 시 유의해야 할 사항을 안내했다. 그리고 설, 추석,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이 해외직구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소비자피해 사례를 담은 ‘소비자피해주의보’를 발령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소비자 민원이 빈번하게 발생한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주기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며 그에 따라 지난 4월 처음으로 그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올 초 ‘국제거래지원팀’을 신설하여 해외직구와 관련된 각종 정보와 해외직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피해에 대한 예방 및 구제 업무를 하고 있다.

해외직구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해외직구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먼저 사업자들이 눈앞의 작은 이익보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해외직구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결정짓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아울러 소비자들도 해외직구를 함에 있어 관련 유의사항 등을 숙지해 현명한 소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재찬 |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