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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조 | 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
언제부턴가 봄이 되면 ‘불청객 황사’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다. 황사는 발원지의 기온, 기압 배치 등 기상 상태에 의해 발생빈도 및 강도가 좌우되는 자연현상이다.
2000년 이후 황사 발생 시 서울에서 관측된 미세먼지(PM10)의 최고 농도가 3311㎍/㎥까지 나타났다. 특히 2010년에는 1354㎍/㎥였는데, 이는 2011년 서울의 먼지 평균농도인 47㎍/㎥와 비교하면 얼마나 높은 것인지 알 수 있다.
황사는 농도도 중요하지만 더 큰 문제는 황사 입자의 크기가 일반 미세먼지보다 작은 3~6㎛에 집중돼 있으며, 또 그 입자 중에 많은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유해물질의 포함 여부는 발원지에서 발생한 황사가 어느 경로를 통해 우리나라에 도달하는지에 따라서 달라진다. 즉, 고비사막이나 네이멍구 지역에서 발생된 황사는 중국의 동부 공업지역을 통과할 때 유해물질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기류의 이동 속도가 빠르면 공업지역의 오염물질을 더 많이 포함하기 때문에 유해물질 농도가 더욱 높아지게 된다.
황사로 인해 서울 남산N타워에서 바라본 서울시내가 뿌옇다. I 출처:DB
이와 같이 발원지에서 발생한 황사가 중국의 공업지역을 통과해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황사를 이른바 ‘오염 황사’라고 한다. 오염 황사는 유해 중금속인 납, 비소 등의 농도가 일반 황사에 비해 2~3배 높게 나타난다. 황사가 건강이나 산업 부문 등 여러 방면에 걸쳐 피해를 준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실제 황사 발생일부터 2일 후까지 천식에 의한 병원 입원건수는 평소에 비해 약 5%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비닐하우스의 투광률 저하로 작물의 생산성 하락 등 경제적 피해만도 4조~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기상청은 황사 강도를 2단계로 분류해 400㎍/㎥ 이상일 때 황사 주의보를, 800㎍/㎥ 이상일 때 경보를 발효한다. 발원지에서의 황사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했지만 단 시간에 결과를 얻기는 어렵다. 사막화 방지 등 보다 강화된 전 지구적 국제협력을 바탕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발원지 지역을 중심으로 산림 식재뿐만 아니라 인공 강우나 관개시설 설치 등 근원적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그동안 범정부적으로 황사 방지 대책을 추진해 왔지만, 내년부터 시작되는 2차 황사 정부 종합 대책에서는 인체 건강 및 경제적 피해 방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또한 유해한 황사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외출을 삼가는 등 환경부가 제시한 ‘황사 피해 줄이기 생활수칙’을 준수해 건강을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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