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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란 |‘나를 너희 편에 서게 하라’ 저자


대한민국 유명논객의 한 분인 전원책 변호사님께 감히 몇 자 드립니다. ‘대중은 누가 조작하는가’라는 지난 12일자 칼럼을 보고, 많은 부분 공감하고 어떤 부분은 고개를 갸웃하며 읽다가 저를 언급한 구절이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관계를 확실히 해야 할 것 같아 몇 가지 다른 부분 지적합니다. 혹시 제 인터뷰 앞부분을 안 보셨는지 모르지만, 저는 정치평론가는 물론, 논객이란 거창한 말도 부담스러워한다고, 정치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50대 아줌마의 시각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제가 평론가를 자처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왜곡은 언제나 이런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고, 작은 왜곡으로부터 ‘조작’이 시작되기 때문에 모른 척할 수가 없습니다. ‘가짜’니 ‘웬’이라고 하신 표현은 그 말 속에 ‘듣보잡’ ‘개나 소나…’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라는 함의가 있는 것 같아 살짝 슬퍼지기까지 했습니다.


[여적] 아줌마는 나라의 기둥 (출처: 경향DB)


두 번째, ‘정치적으로 중립 성향이다.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제가 말했다고요? 우리나라에서 현재 정부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거나, 더불어 사는 삶을 이야기하면 진보, 좌파로 분류하고, 친북, 종북, 나아가서는 빨갱이로 엮는지라 저를 좌파라 말하지만, 저는 원래의 가치를 지킨다는 뜻의 보수, 미국 영화 <그랜토리노>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같은 진정한 보수를 존경합니다. 어떤 면에선 전 보수층에 가까울 수도, 보수층임이 편할 수도 있는 사람입니다. 전 변호사님이 종북주의자 사상 검증 방법으로 김정일 개새끼라고 해보라고 하는 모습, 부패한 기득권층의 보수들을 보면서 한국의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는 원래의 의미와 얼마나 동떨어졌는지를 깨달았습니다. 그러니 보수정당보다는 진보정당의 편에 설 수밖에 없고, 진보 쪽은 아시다시피 ‘통합진보당이 위기를 겪고 있으니, 현재 대안은 민주당밖에 없다. 그래서 우선은 민주당을 응원하나 제3의 정당이 출현하면 생각은 바뀔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이고, 인터뷰에서 말한 요점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왜 변호사님은 다르게 이해하셨을까요?


세 번째. ‘강남보수가 깨어야 강남좌파가 된다’? 앵커의 질문 부분에서 단어 두 개를 뚝 잘라 붙이셨더군요. 이런 게 조작입니다. 가짜가 판친다고 하기 전에 저 같은 사람이 오죽하면 정치시사에 관심을 갖고 입을 열겠는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이 정부가, 타락한 정치인들이 저 같은 아줌마들까지 각을 세우게 만듭니다. 저를 비웃을 게 아니라 이런 상황을 질타하시는 게 논객으로 옳은 자세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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