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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게 신선(bloody fresh)하네.”
‘촌철살인’ 독설로 유명한 영국 셰프 고든 램지는 최근 오비맥주의 ‘카스’ 광고에 출연했다. 그는 광고에서 오스틴 강의 요리에 카스 맥주를 곁들이며 “맛있다”를 연발한다.
‘고든 램지’와 ‘카스 맥주’의 화학작용은 엄청났다.
셰프, 경영자로서도 훌륭한 업적을 이룬 그이지만, 고든 램지가 진짜 유명한 이유는 출중한 능력을 ‘독설’이란 형태를 통해 꾸준히 대중적으로도 어필해 왔다는 점이다. 그는 한국에서도 이미 <헬스 키친(Hell’s kitchen)> 등의 프로그램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그런 ‘독설가’의 앞에, 소위 ‘맥아 비율이 낮고 탄산만 잔뜩 집어넣은 대량생산형 맥주’ ‘한국 맥주는 맛없다’는 인식의 선봉에 서 있는 한국산 대기업 맥주를 놓았으니 마치 불꽃 앞에 마른 짚더미를 놓은 것이나 다름없었을 테다.
실제로 이처럼 고든 램지의 카스 광고 출연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트위터 등 SNS에선 열렬한 반응들이 일었다. 쟁쟁한 셰프, 지망생들의 음식에 거침없이 ‘F word’(욕설)를 날리던 그 고든 램지가 카스 맥주를 마시면서 극찬까지 했다는 광고 영상이 공개되자 온갖 재치 넘치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트위터리안은 사진 속 인물의 얼굴 표정으로부터 감정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이용, 광고에 출연한 고든 램지가 맥주를 마실 때의 얼굴 표정을 분석해 올려 수천건의 리트윗을 기록했다. 한 트위터리안(@spade***)은 고든 램지가 카스를 칭찬한 이유라며 “자본주의에 패배했다” “그도 결국 영국인이라 카스가 맛있었던 것이다”라는 것을 들었다. 이외에도 “정말 많은 돈을 줬다” “다른 맥주 속여서 줬다” “먹는 순간 뇌에서 이상이 생겼다” 등 기상천외한 이유들이 줄줄이 뒤를 이었다.
한편 과거 외신 기사를 가져와 ‘카스 맥주가 정말로 그의 입맛에 맞았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한 트위터리안(@food**)은 “그가 대부분 뱉었다(맛없다)고 평한 맥주 리스트는 상당히 양호하다”며 “목넘김 편한 라거 일부가 그의 취향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결국 그도 “맥알못(맥주맛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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