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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한 통의 편지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작성 시점을 놓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쟁이 붙으면서다. 이번 소동을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에 빗대어 ‘워터마크 게이트’로까지 부르기도 했다.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이 편지가 등장한 것은 지난달 29일이었다. 문 대통령이 전사자·순직자 유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행사를 한 뒤 청와대 공식 트위터 계정에 한 통의 편지가 올라온 것이 발단이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시절이던 지난해 9월 제2연평해전에서 순직한 고(故) 윤영하 소령의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라고 소개했다. “윤영하 소령의 어머니께서는 품속에서 ‘2016년 9월30일 문재인 올림’이라고 쓰여 있는 1년 전 편지를 꺼내셨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편지 사진 끝부분 오른쪽 하단에 ‘청와대 마크’가 찍혀 있는 것을 놓고 일부 누리꾼들이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문 대통령님은 올해 5월에 당선되셨는데 2016년에 청와대가 적혀 있는 편지지를 어떻게 얻었습니까?” “1년 전에 이미 청와대 종이를 가져다 쓴 것인가?” “당선될 것을 알고 미리 만들어서 쓴 것인가” 등등 의문과 비판이 섞여 쏟아져 나왔다.

일부에선 청와대 공식 행사를 기획하는 탁현민 선임행정관에게 화살을 돌리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하지만 의문은 오래가지 않아 풀렸다. 청와대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사진을 올릴 때마다 ‘워터마크’(인터넷에서 사진 저작권을 나타낼 때 쓰는 문구·표식)를 자동으로 새겨서 올리는 체계에서 비롯된 ‘해프닝’으로 밝혀진 것이다. 언론 매체들이 보도한 같은 사진에는 청와대 워터마크가 없거나, 해당 언론 매체의 워터마크가 찍혀 나온 사진이 돌자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정됐다.

그러자 ‘비판론’에 대한 역공이 쇄도했다. 김모씨는 페이스북에 “정당한 의혹 제기는 좋지만 흠집 내기 식은 자제해야 한다”고 썼다. 이모씨도 “‘워터마크 게이트’ 같은 음모론이 필요한 곳은 따로 있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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